[방송통신위 출범 1년] 숨막히는 조직규모에 사기 저하 ‘풀어야 할 숙제’

 “그 양반 잘 됐지. 방통위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거 아니겠어?”

 외부 파견 직원이 방통위로 안 오고 타 부처로 발령났다는 소식에 대한 방통위 공무원들의 반응이다. 이 반응에는 선배를, 또는 후배를 떠난 보낸 것에 대한 안타까움 이상으로 현실에 대한 자조가 깊이 녹아 있다.

 더욱이 이 소식은 국외 파견을 갔던 동료가 파견 자리가 없어지면서 낙동강 오리알이 될 뻔 한 해프닝을 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이어서, 방통위 직원들은 자신들을 챙겨줄 누군가가 더욱 절실했다.

 방통위 직원들의 마음 속에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어’라는 한숨이 베어나온다. 겉으로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이미 타부처로 넘어간 업무와 조직 가운데는 아쉬움이 남는 것들이 많다. 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도 아쉬웠지만, 조직의 규모가 줄어든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인사 때마다 체감해야 했다.

 ‘나갈 곳도, 올라갈 곳도 없는’ 꽉 막힌 현실을 자조섞인 한탄으로 억지로 달래놓고 보니, 이번에는 ‘설마’하며 애써 외면했던 ‘대국 대과제’라는 또 하나의 시험대가 기다리고 있다. 조직의 특성도, 조직의 변화 과정도 아무것도 고려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잣대로 방통위를 재단하면, 4명 중 1명은 사실상 보직없이 강등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방통위 조직 특성상 무리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으나, 직원들은 현실이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시중 위원장도 이 같은 내부 우려에 대해 짧은 침묵 끝에 “조직이 많이 작지(길이 많지 않지). 그래도 잘 해봐야지”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면서, 고심의 흔적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위원장의 고심에는 안타까움이 짙게 베어 있었다.

 민간에서 공무원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몇년의 ‘연공’을 잃어버린 것을, 앞이 안 보이는 인사적체로 타부처 고시동기를 부러워하는 숨길 수 없는 마음을, ‘개인의 이기심’으로만 치부해 버린다면 조직의 미래는 담보될 수 없다. 지나간 일은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앞으로의 비전을 위해 땀을 흘려보겠다는 직원들의 각오만큼은 살려놓아야 한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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