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컴퓨터그래픽(CG)산업 △디지털가상세계 △방통융합콘텐츠 △u러닝 콘텐츠 △가상현실의 융합형콘텐츠 다섯 개 분야를 집중 육성해 2012년까지 총 7조원 규모의 신규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정부가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지해 융합형콘텐츠 육성 정책의 범국가적 추진과 문화기술, 의료, 군사, 문화 등 다양한 영역으로까지 확대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융합형콘텐츠 육성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들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가 수반돼야 하며, 향후 국가의 차세대 먹거리 발굴을 위한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 및 응용사업, 즉 서비스 발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TV, PC, MP3P, PMP, 게임기, 휴대폰 및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고정 또는 이동형 기기가 존재한다. 더 이상 모바일 콘텐츠, 방송 콘텐츠 등 별도의 콘텐츠 영역으로 구분해 정의하기 곤란한 세상이 도래했다. 어떠한 형태의 융합콘텐츠가 새로이 등장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모바일 환경에서의 이용 니즈는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무선 기반의 인프라가 구축돼야 하며,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기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콘텐츠’라는 알맹이가 있어야 하며, 이들 ‘알맹이’를 다양한 기기에서 이용자가 직접 체험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즉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낸다고 하더라도, 서비스와 연계되지 못하면 그 콘텐츠는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사장될지도 모른다. 최근 글로벌 무선인터넷 시장은 디바이스-OS·플랫폼-애플리케이션·콘텐츠 스토어를 연계한 수직적 통합의 비즈니스 모델이 급부상하고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 노키아의 Ovi·MOSH 및 MS의 스카이마켓 등 단말 플랫폼과 서비스 및 콘텐츠를 연계한 비즈니스모델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의 ‘닌텐도 관련 발언’이 있었다. 닌텐도라는 게임기가 문제가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할 것은 닌텐도를 사용하게끔 하는 콘텐츠다. 이젠 휴대폰이나 게임기 같은 기기의 선택 기준이 디자인이나 성능이 아닌 어떤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이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지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콘텐츠 산업은 인터넷과 휴대폰의 급속한 보급으로 급성장해왔으나, 현재 국내 콘텐츠 업체들 중에서 매출 1조원 이상인 기업은 전무하다. 국내 콘텐츠 관련 기업들은 사업의 영세성과 낙후된 투자환경 등으로 다양해지는 융합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 및 선도적인 기업들은 융합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 및 사업화를 적극 지원하고, 생산된 융합콘텐츠의 원활한 유통을 위한 에코시스템 구축 및 정책 수립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시장에서는 돈과 물건이 활발히 흘러다녀야 제대로 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듯이, 콘텐츠 시장에서도 콘텐츠가 서비스를 기반으로 잘 유통돼야 제대로 된 콘텐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서비스와 연계한 융합콘텐츠 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콘텐츠만 잘 만들면 누구나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트렌드에 즉시 대응하는 융합콘텐츠 시장을 활성화함으로써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 본다.
김종식 이노에이스 대표 kmichael@innoa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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