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핀란드 살로 공장 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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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키아의 핀란드 공장 생산 감축으로 우리나라 휴대폰 업체는 전체 휴대폰 시장은 몰라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만큼은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 1위 노키아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프리미엄 휴대폰 생산량을 크게 줄이는 반사 이익을 우리 업체들이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LG전자는 이에 앞서 올해 스마트폰 라인업을 전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40여종을 내놓는 등 공격 경영을 선언했다.

노키아가 생산량을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핀란드 살로 공장은 프리미엄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노키아의 간판 스마트폰인 ‘N시리즈’와 비즈니스용 모델 ‘E시리즈’와 같은 하이엔드 휴대폰이 이 공장에서 나온다. 살로 공장의 이번 감산 결정은 소비 위축에 따른 하이엔드 휴대폰 판매가 저하될 것이라는 노키아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노키아는 감축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유하 푸트키란타 노키아 수급 네트워크 담당 총괄은 “시장 수요 감축에 따라 적절히 조정할 것”이라며 “가동을 멈추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노키아는 아울러 이위바스퀼라에 있는 연구개발(R&D) 센터를 올 연말까지 폐쇄하고 이 센터에 소속된 직원 320명 전원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노키아는 핀란드 내 R&D 업무를 탐페레, 오울루, 살로, 헬싱키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전반적으로 수요가 불확실한 하이엔드 제품과 미래 제품보다 확실한 중저가 제품에 집중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반면에 우리 업체들은 올해를 사실상 ‘스마트폰 원년’으로 선언했다.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스마트폰 비중도 시장 성장세에 맞춰 늘려 시장 공략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지난해 20여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사업 기반을 어느 정도 갖췄다는 판단 아래 내년에 30종 이상의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최소한 2∼3년 내에 글로벌 시장 성장세에 맞춰 스마트폰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운용체계(OS)도 윈도 모바일을 중심으로 하되 심비안·안드로이드·리모 등 다양한 OS를 모두 섭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비중은 10% 미만에 머물렀지만 북미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2011년께 30%에 육박할 전망이다.

LG전자도 올해가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 분기별로 3개 모델, 총 12종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2012년까지 스마트폰 비중을 30%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풀터치와 디자인 등 일반 휴대폰에서 갖춘 강점을 스마트폰에도 접목해 소비자에게 친숙한 모델을 북미와 유럽·아시아 등 전 세계에 동시 출시하기로 했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비즈니스 용도에서 탈피해 일반 사용자 중심으로 기반이 넓어지며 급격한 성장세에 있다. 올해 2억1000만대 수준에서 2012년 4억6000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스마트폰이 올해 얼마만큼 성장할 것인지는 상반된 전략을 가진 노키아와 우리나라 업체의 올해 성적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양종석·윤건일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