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IT 융합서비스의 오픈 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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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기술(IT)의 미래는 다른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반 기술로 머물 것인가. IT 자체로 지속 성장할 것인가.

 IT는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 일자리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인가.

 지난 30여년간 숨가쁘게 발전해온 IT는 IT 융합이라는 모습으로 위 두 가지의 흥미로운 이슈를 던지고 있다. IT 산업 전 분야가 타 산업 분야와 융·복합돼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크게 성장해온 기업들은 닫힌 이노베이션을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우월하게 제공함으로써 성공해 왔다. 그러나 기업이 우수 인재를 확보해 1등 상품을 만들어 성공을 이루고 또 그 다음 연속된 성공을 이루기란 쉽지 않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 내부의 인력에 비교될 수 없는 많은 참여자의 기술 혁신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결합돼 지속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기반이 된다. 인터넷비즈니스의 출현은 기업이 스스로 제품과 서비스를 완벽하게 제공하는 형태를 벗어나 수많은 개인과 집단이 자신의 정보와 가치를 내어놓고 또 다른 가치를 가져가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들었다. 구글과 애플의 플랫폼 사업모델이 오픈 이노베이션의 한 예다. IT 융합 개방형 서비스는 개인이나 집단이 아이디어만 있으면 설비투자 없이 손쉽게 사업화할 수 있는 근간을 제공한다.

 국내 통신 인프라는 기술적 기반이 모두 갖춰져 있는데도 통신사업자가 망을 개방하지 않아 지식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지 못하는 제약요인으로 점차 고착화되고 있다.

 정부의 허가권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통신 시장은 가입자의 포화와 이동 전화 이후의 새로운 성장 모맨텀을 찾지 못하고 IPTV, Wibro, SoIP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유선통신사업자와 이동통신사업자 간의 합병 및 결합 상품 출시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이 역시 닫힌 이노베이션이다.

 이동통신사업자 망을 통해 벨소리, 컬러링, 문자메시지를 제공하는 콘텐츠 프로바이더(CP)와의 서비스 협력 형태는 오픈 이노베이션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인가된 CP가 협약된 통신사업자에 한정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형태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형태는 개인이든 집단이든 아이디어가 있으면 특정 통신사업자에 국한되지 않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IPTV상에 누구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개방형 서비스를 위한 오픈 API는 우리나라가 국제 표준화를 이뤘지만 IPTV 사업자들은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오픈 애플리케이션이 돼야 하는데 현재도 폐쇄형으로 진행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통신산업 성장을 위해 광케이블 구축에 싱텔의 진입을 제한하고 광케이블 망을 국유화했다. 그 망 위에 장비 구축사업자를 선정할 때는 임차료를 내고 모든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정부가 싱텔 독과점에 의한 시장경쟁 제약을 막기 위해 취한 강력한 시장개입 사례로서, 정부가 필요할 경우 강력하게 개입해 시장의 규칙을 재정립한 사례는 눈여겨봐야 한다.

 1990년대 중반부터 많은 IT기업이 창업됐고 기술기반 중소기업 수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침체된 IT 중소·벤처 기업을 살려야 하는가. IT 강국 코리아 브랜드를 지속시키기 위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아야 하는가. 개인의 창조성이 생산함수로 바뀌는 청년창업이 활발해지기를 바라는가. 이는 IT 융합 서비스의 오픈 이노베이션에 그 해법이 있다.

 한미숙 이노비즈협회장 mshan@heri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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