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기업들에게 버팀목이 되기 위해 11년 전 출범한 SW공제조합. 명성에 걸맞지 않게 끊임없이 잡음을 만들어 내며 좌충우돌을 거듭했던 원인은 무엇일까.
업계는 복지부동의 조직을 우선으로 꼽았다.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여느 공기업에 견주어도 덜하지 않을 만큼 SW공제조합 조직이 복지부동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지난 11년 동안 SW기업의 요구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지만, 조직은 이에 따른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합의 성과를 평가할 만한 기준이 없다 보니 그간 조직 진단 및 이에 따른 변화다운 변화도 제대로 없었다는게 주변의 평가다. 관리체계도 허술하다. 감사가 직접 나서 수시로 직원들의 출근 시간까지 감시한 후에야 출근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사업 방향이 임원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도 조합원들의 불만을 사는 원인이다. 일례로 2007년까지만 해도 SW 부문의 대북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쳤으나, 2008년 들어선 이를 반대하는 총장이 취임한 후 대북사업은 전면 중단됐다. SW 기업들이 북한까지 방문해가면서 협력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그간의 노력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것이다.
사업 방향의 키를 쥐고 있는 임원들의 인사가 정부 입김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지적도 되새겨볼 만하다. 사무총장의 경우 공모를 진행하고 인사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하고 있지만, 현 사무총장의 경우 정보통신부 출신이며, 이전 총장은 청와대 출신인사라는 점이 지적의 타당성을 더하고 있다.
더욱이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은 것도 기업들의 불신을 쌓는 요소다. 조합 감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 출자자들의 목소리다.
출자자인 SW기업들의 가장 큰 불만은 이익을 회수할 수 없다는 점이며, 공제조합은 이를 해외 출장 지원 등으로 만회하고 있다. 정부 자금 출자로 인해 구조적으로 배당을 할 수 없어, 이익을 다른 방식으로 되돌려 준다는 명목이다.
처음에는 수출길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일 수 있지만 습관적으로 반복되다 보니 지금은 외유성 출장에 머무는 수준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다른 공제조합처럼 다양한 사업을 통해 SW기업들에게 이익을 되돌릴 수 있겠지만, 새로운 시도와 노력이 없다는 점이 빈축을 사는 주된 이유다.
이 때문에 다른 공제조합과의 통폐합 주장도 제기된 상황이다. SW산업에 대한 특수성을 이해해 주는 범위 내에서 더 큰 조직과 통폐합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서비스 질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미 서울보증보험 등에서 SW사업에 대한 이행보증 서비스 등은 진행하고 있는 상태인만큼 통폐합된 공제조합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SW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제조합이 더욱 공개적이고 변화에 대응해야 업계의 불만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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