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프트웨어 없으면 닌텐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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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웨어가 부가가치를 주는 시대는 지났다. 소프트웨어에 주목해야 한다.”

9일 일본 교토에서 만난 미야모토 시게루 닌텐도 개발본부장은 닌텐도 경쟁력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꼽았다.

미야모토 본부장은 닌텐도를 최고의 게임 기업을 넘어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만든 주역이다. 미키마우스를 능가하는 세계적 캐릭터 ‘슈퍼마리오’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닌텐도 신화를 만든 히트 게임이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됐다.

미야모토 본부장은 “과거 기업의 경쟁력이었던 독특한 하드웨어 기술은 더 이상 부가가치 원천이 아니다”며 “이제는 그 기술을 응용해 고객이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의 열쇠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닌텐도 같은 걸 우리는 만들 수 없나”고 한 발언에 해답을 제시한다. 당시 대통령 발언을 두고 네티즌은 물론이고 IT 업계 전체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말’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0년 넘게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지고 있는 IT 산업, 이 중에서도 더욱 열악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실을 외면한 발언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명박 정부는 정보통신부를 없애면서 소프트웨어 산업 관련 조직을 국에서 과 단위로 떨어뜨렸다. 정보화 예산 역시 7% 이상 축소했다. 소프트웨어가 22개 신성장동력에 들어 있지만 제조업체에 필요한 융합 기술에 한정된 보조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처럼 정부가 SW 산업을 외면하는 한 단일기업으로 매출이 30조원이 넘으며 영업이익이 10조원에 달하는 닌텐도 같은 글로벌 게임업체가 우리나라에 탄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교토(일본)=장동준기자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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