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게임·음반 등의 문화콘텐츠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원천으로 하는 산업이다. 도서관 자료실 한 구석에 쌓여 있던 역사적 기록과 이야기, 디자인이 소설·영화·게임·만화·애니메이션은 물론 에듀테인먼트 콘텐츠·캐릭터 등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새로운 창조를 위해 땀흘리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 업계의 ‘숨은 진주’ 기업을 발굴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올 상반기 국내 최초로 3D MO-TCG(Trading Card Game) ‘고스트와치(Ghost Watch)’가 비공개 테스트를 시작한다. 개발사에 경쟁 게임과 비교한 설명을 요구하니 비슷한 게임이 없는 생소한 장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 있는 엔코어게임즈(대표 이승기)는 임직원의 구성도 게임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편이다. 개발자 평균 연령이 35세에 이른다. 이 정도면 최고령 게임 업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인원 12명인 엔코어게임즈는 웹젠과 실버포션, 위메이드 등에서 활약한 게임 개발자들이 모여 있다. 개발팀 모두 30대 이상, 개발 10년차 이상 베테랑들로 여느 게임 업체라면 팀장급에 해당하는 인력들이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개발자들이 서울 강남구 학동의 조그만 사무실에 모여 ‘완성도 높은 게임’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사장의 이력도 특이하다. 이승기 사장은 모던 록밴드 ‘델리스파이스’의 전 키보드 주자였다. 이 사장은 한창 잘 나가던 그룹을 탈퇴하고 1996년 시스템통합(SI) 업체 ‘이스타일커뮤니케이션’을 설립, IT업체 사장으로 변신했다. 2005년 이 사장은 이스타일커뮤니케이션을 정리하고 엔코어게임즈를 창업, 게임계에 발을 디뎠다.
이승기 사장을 비롯해 개발자들은 18세 이상의 사용자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조용히 술 마실 곳이 없어 직접 술집을 차렸다’는 우스개 소리처럼 이 사장은 자신 같은 사람이 편하게 즐길 게임을 만들고 있다.
엔코어게임즈의 첫 작품은 다양한 카드 조합을 통해 나만의 전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TCG 기반의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ORPG)이다. 보드게임으로 즐기던 카드 교환 게임을 온라인으로 옮긴 형태다. 사용자는 게임에서 일종의 ‘카드’를 얻게 되고 그 카드에 담긴 내용을 알아가면서 게임을 진행한다. 이 카드를 구하기 위해 게임을 하고 전략 카드가 많은 사용자가 강력해지는 구조다. 액션 피겨를 모으듯 나만의 3D 판타지 캐릭터 컬렉션도 만들 수 있다. 이 게임은 레벨이 모든 것을 좌우하지 않고 다양한 전략을 가진 자가 승자가 된다.
이 사장은 “요즘 많은 게임들이 게임을 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며 “엔코어게임즈는 처음 하는 사람도 위화감을 느끼지 않으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픈베타서비스까지 성공적으로 해보는 게 지상과제”라며 “게임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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