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자들 “중고 게임·IT제품이 좋아”

 “불황에는 아껴야 잘 살죠.”

 경기 침체로 품질이 보장되면서 가격도 싼 중고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중고 전용 온라인 쇼핑몰이 속속 문을 열고 오프라인 유통점에서도 중고 게임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연말 쇼핑 시즌 미국 주요 소매 유통점의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유독 중고 게임을 유통하는 ‘게임스탑’은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며 이 회사의 성공 비결을 집중 조명했다.

 미 대형 서점인 반스앤노블즈로부터 분사한 게임스탑의 이번 달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나 상승했다. 연간 매출 중 중고 게임 판매로 벌어들이는 비중은 23%로 20억달러에 달한다.

 미 최대 가전 유통점인 베스트바이의 지난달 비디오게임·음반·영화 등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나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2위 가전 유통체인인 서킷시티는 매출 감소로 지난주 끝내 파산했다.

 외신은 중고 게임이 인기를 끄는 까닭이 경제 사정이 악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얇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9주 간의 게임스탑 판매 실적을 엿보면 새 게임의 판매량은 19% 증가했지만 중고 게임 판매량은 무려 32%나 증가했다.

 이 회사가 판매하는 중고 게임의 가격은 5∼10달러 선이다. 이 제품을 새 것으로 구매할 경우 가격은 60달러 정도다.

 특히 업계는 게임스탑의 수익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의 총 수익 중 42%가 중고 상품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11월에 공개된 이 회사의 분기 실적 중 중고 게임 판매로 인한 수익률은 48%에 달했다. 신상품의 수익률은 절반 수준인 20%에 머물렀다.

 이 보다 하루 앞서 애플은 중국 시장 마케팅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에서 중고 상품 전용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품질 테스트를 거친 애플의 중고 상품을 최대 22%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아이팟 셔플은 44달러, 아이맥 컴퓨터는 2000달러 수준이면 구할 수 있다. 애플의 중고 상품 사이트는 이미 미국·영국·일본에서도 문을 열었다. 이달 초 베스트바이는 애플의 중고 3G 아이폰을 시중가보다 50달러 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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