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9일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개각을 전격 단행, 전직 재무부 출신들로 제 2기 경제팀 진용을 꾸렸다.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 콘트롤 타워를 동시에 교체함으로써 경제·금융위기 극복과 집권 2년차 국정개혁에 한층 가속도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여정부 시절 중용됐던 윤증현, 진동수, 윤진식씨를 경제팀의 ‘삼두마차’라 할 수 있는 기획재정부 장관과 금융위원회 위원장, 경제수석으로 기용한 것은 현재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정부를 비상경제정부 체제로 전환한다는 이 대통령의 구상에 따라 경제부처 중심으로 개각을 단행하게 됐다”고 개각 배경을 설명했다.
제 2기 경제팀은 강만수 장관·전광우 위원장, 박병원 수석의 혼선과 정책 부재 논란을 딛고 강력한 경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정자 3명 모두 재무부 출신으로 금융을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윤증현 장관 내정자는 옛 재무부에서 금융과 세제분야를 두루 섭렵했고,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을 갖추고 있는 있는 것으로 평가돼 이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그가 금산분리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라는 점도 이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대목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 후임으로 낙점을 받은 진동수 수출입은행장은 과거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냈으며 손꼽히는 금융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정통관료 출신으로서 민간출신인 전광우 위원장이 한계를 보인 조직장악력에 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금융지주 회장인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복귀한 것도 눈에 띈다. 윤 내정자는 참여정부 출신 각료로는 유일하게 신정부 인수위에 몸담기도 했고 재경부(현 기획재정부)와 산자부(현 지식경제부)를 두루 거쳐서 금융, 산업 등에서 탁월한 식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가정교사 역할을 수행했다. 윤 수석은 거시경제는 물론 산업부문에 대한 대통령의 국정의지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2기 경제팀의 최우선 과제는 전 경제팀이 잃어버렸던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새로 구성된 정부 경제팀의 최우선 과제로 시장으로부터의 신뢰회복을 꼽았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당국 간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고 시장과 원활한 소통을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업계는 건설부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IT 및 전자산업 수출 동력을 회복하는 게 경제회복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그동안 경제팀과 관련해 계속 나오던 지적이 ‘신뢰’였다”면 서 “신뢰 문제가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는 부분이 있었으며 경제 주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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