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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는 ‘대어’들이 넘쳐날 전망이다.

 새해 하이닉스반도체·현대건설·대우인터내셔널 등 초대형 매물의 매각 작업이 시작된다. 최근 매각이 무산된 대우일렉트로닉스·동국제강·샌디스크(미국)·대우조선해양 등도 다시 매물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새해 M&A 시장에 매물이 잇따라 쏟아지지만 매각 진행 속도는 더딜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로 원매자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 녹록지 않아 M&A 시장은 적어도 상반기까지 눈치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정보기술(IT) 산업 분야에서 관심을 끄는 M&A는 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샌디스크 건이다.

 지난해 11월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주간사로 크레디트스위스와 산업은행·우리투자증권·굿모닝신한증권 컨소시엄이 공동 매각 주간사로 선정된 바 있어, 하이닉스 매각이 본격화한다. 유동성 위기 후 7년 만에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나선 셈이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주주협회의 내 M&A 추진단은 공동 매각 주간사와 함께 하이닉스 재무상태 파악에 들어갔다. 하이닉스 측은 “회사 재무 구조 전반을 파악하고 반도체 시황·주식가치 등 대외 여건을 고려한 후 입찰 시점을 확정하기까지 3∼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닉스주주협의회는 연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제값을 받고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무리한 M&A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반도체 경기가 장기간 침체한 탓에 ‘제값 받기’가 쉽지 않아 원매자가 선뜻 나설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샌디스크 M&A도 관심 사항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M&A 철회를 선언했지만 일말의 M&A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삼성전자는 오는 8월 샌디스크와 메모리카드 관련 특허사용 시한이 만료된다. 따라서 특허권 사용을 재연장, 연간 4억달러에 이르는 특허료를 계속 내든지 M&A협상에 다시 나서야 한다.

 하지만 10월 이후 삼성전자와 샌디크 간 M&A를 전제로 한 왕래가 거의 끊어져 사실상 종료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샌디스크 M&A에 여전히 관심은 있지만 샌디스크의 파격적인 제안이 없는 한 협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기 침체 여건도 유동성에 부담을 안겨 줄 가능성이 없지 않아 삼성전자는 이러저래 샌디스크 M&A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이 밖에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매각 협상도 지켜볼 만하다. 비록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매각협상 파트너인 미국계 사모펀드 리플우드가 지난 7일 인수를 포기했지만 채권단은 조만간 재매각 작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005년 10월에 시작한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매각작업은 세 번째 무산됐으나 네 번째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