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이 정규학교 교육과정에 학습 도우미로 처음 도입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 봄학기를 시작으로 2년간 온라인게임을 정규 학교 교육에 활용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발산·우신초등학교, 경기도 교육청 산하 동두천중앙고등학교의 3개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했다.
문화부는 2005년부터 작년까지 서울 서정초등학교와 수원 청명고등학교에서 온라인게임의 교육적 가능성을 검증해왔다. 문화부는 경제·정치·영어 등 주요 과목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시범사업 결과, 온라인게임이 학생들의 흥미와 해당 교과목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줄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 매체로 활용될 수 있음이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유병채 문화부 게임산업과장은 “교과부 지정 연구학교 운영은 향후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와 새로운 시장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순기기자 soonkkim@
<뉴스의 눈>
문화부의 이번 발표는 학업의 방해물로만 여겨지던 온라인게임이 정부 차원에서 교육적 순기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게임 중독 문제가 국내외에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시도는 다른 나라 특히 온라인게임이 활성화한 동북아시아 국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온라인게임을 활용한 교육은 이미 그 효과가 검증됐다. 지난해 9월 수원 청명고등학교에서 실시된 영어 수업에서 온라인게임 ‘군주’를 활용해 학습한 학생은 두 차례의 단어시험 성적이 평균 39점 상승, 교과서로만 수업을 받은 학생들이 올라간 23.3점을 크게 앞질렀다.
보름 동안의 수업 결과, 학습에 온라인게임을 활용한 학생들의 중간고사 영어 성적 평균은 67.8점으로 교과서 학습 학생들의 62.4점보다 높았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경영학과)는 “온라인게임은 학습 의욕이 낮은 학생들에게도 높은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학습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며 “강력한 학습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온라인게임을 교육에 접목하는 이번 계획으로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대외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개발과 서비스 능력뿐 아니라 활용 능력까지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바바 아키라 도쿄대 교수가 지난달 일본 도쿄대학에서 열린 ‘온라인게임의 교육적 활용 심포지엄’에서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온라인게임 활용 교육 모델은 일본보다 두 걸음 앞선 셈”이라고 말할 정도로 해외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정부의 조치를 기능성게임 시장을 더욱 활성화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번 조치가 기능성 게임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업계는 이를 발판으로 학습 효과나 동기를 더욱 북돋우는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동준기자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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