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인터넷 강국 콘텐츠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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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인터넷 강국, 콘텐츠가 만든다.’

 휴대단말에 최적화된 콘텐츠 발전이 모바일인터넷 활성화의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 모바일인터넷 시장은 단말 소지 가입자가 4285만8526명(2008년 11월 말 현재)으로 사실상 이미 ‘1인 1모바일 단말’ 시대가 열렸고 3세대(G) 네트워크 구축이 완료되면서 속도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부실한 콘텐츠로 인해 이동통신사의 모바일인터넷 매출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오는 2012년 498억200만달러 규모 시장이 예상되는 ‘알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와 정부의 발빠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쓸 만한’ 콘텐츠를 키우자=모바일인터넷 활성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이유는 이용할 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점이다. 콘텐츠 부족 현상은 모바일인터넷 서비스의 진입 장벽과 금융 당국의 규제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모바일인터넷의 두 방식인 ‘왑’(이통사별로 구축한 폐쇄형 모바일인터넷)과 ‘웹’(기존 유선인터넷을 모바일기기로 확장한 인터넷)이 당분간 동반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왑의 발전이 가로막힌 원인은 이통사의 망 개방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에선 콘텐츠프로바이더(CP)의 차별 없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망 개방을 권고했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하다는 게 CP업계의 생각이다.

 CP업계 관계자는 “이통사가 모바일인터넷 망을 개방했다고 하지만 이통사 API를 거쳐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등 아직 제한적”이라며 “일본처럼 이통사는 망만 빌려주고 CP들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털 등 인터넷 서비스업체의 변화도 촉구된다. 현재 모바일에 최적화된 웹사이트를 제공하는 포털은 파란과 다음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플래시 등을 필요 이상으로 활용하는 ‘무거운 사이트’로 유선 사이트 그대로 모바일 기기에서 보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제도 개선도 필수=제도적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인터넷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 거래·쇼핑 등은 모바일인터넷상에서 불가능하다.

 금융결제원에서 인터넷 결제에 필수사항으로 요구하고 있는 ‘공인인증서’ 발급 과정에서 ‘액티브X’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액티브X는 마이크로소프트 중심의 비표준 방식 웹 기술로 모바일인터넷에서는 내려받기를 할 수 없다. 액티브X는 리눅스·파이어폭스 등 MS 계열 외 운용체계(OS)에서도 사용이 불가능해 문제로 지적돼왔다. 까다로운 모바일인터넷 콘텐츠 심의 역시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다.

 이승윤 전자통신연구원(ETRI) 표준연구센터 서비스융합표준연구팀 책임연구원은 “모바일인터넷에서 액티브X 대신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보안 솔루션이 이미 개발돼 있다”면서 “액티브X 외의 기술도 제공할 수 있도록 정책 당국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