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TV, 올해만 버텨라.’ 파죽지세로 성장한 세계 디지털 TV 시장이 올해 처음으로 곤두박질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특히 LCD TV는 2000년 선보인 이후 올해 처음으로 금액 기준으로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러 경기 불황의 한파를 비켜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 한 해 ‘숨 고르기’를 한 이후 내년에 다시 반등해 이전의 성장 곡선을 회복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금액 기준으로 LCD TV 시장이 작년 770억달러에 비해 16%가량 하락한 640억달러로 마이너스 성장한다고 예측했다. 이는 지난 3분기 예상한 수치보다 대폭 수정한 시장 전망치다. 디스플레이서치 측은 올해가 TV업계의 가장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LCD TV 시장은 판매대수 기준으로는 2008년 1억216만대에서 올해 1억1980만대로 소폭 성장하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역신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측은 “PDP 시장은 경기 사이클에 따라 기복이 있었지만 LCD TV가 판매 대수는 물론이고 금액에서 작년에 비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은 처음”이라며 “판매 대수가 늘지만 전체 매출이 적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가격 경쟁이 치열함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PDP TV 시장도 지난해 1394만대에서 올해 1461만대로 판매 대수로는 성장하지만 금액은 147억달러에서 131억달러로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평판 TV에 밀려 기세가 꺾인 브라운관(CRT) TV 시장은 지난해 8994만대·150억달러에서 올해 7065만대·105억달러로 판매 대수·금액 모두 크게 준다. 이에 따라 전체 TV 시장도 2억527만대로, 2008년 2억644만대에 비해 줄어들며 매출도 작년에 비해 18% 하락한 880억달러에 머물 전망이다.
그러나 올해 이후 TV 시장은 원래 성장 곡선을 되찾을 전망이다. 내년 LCD TV 시장은 판매 대수에서 1억4356만대, 금액으로는 734억달러로 다시 반등한다. 전체 TV 시장도 판매 대수에서 2억1334만대, 금액에서 948억달러로 2009년 최저점을 찍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서치 측은 “디지털 TV 시장이 올해 매출 면에서 마이너스가 불가피함에 따라 톱 브랜드가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며 하위 브랜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올해 시장 성장세는 불투명하지만 기술적으로 프리미엄 급인 120㎐·초고선명(풀HD) TV 비중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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