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 소비자 마음까지 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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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속인터넷과 유료방송, 유선전화 등을 묶어서 판매하는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결합상품 전쟁이 본격화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SK브로드밴드·LG데이콤 등 통신사들은 인터넷(IP)TV를 시작하면서 완성된 TPS의 모델을 확보하게 됐다. 또 케이블TV업계는 지난 11월부터 시작된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으로 통신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에 따라 각 사업자들은 본격적인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맞아 마케팅의 포인트를 결합상품 가입자 확대로 잡고 있다.

 ◇왜 결합상품인가=이용자 입장에서 결합상품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100Mbps급 인터넷과 기본형 HD 유료방송, 인터넷 전화를 결합한 상품을 LG데이콤이 3만5200원, SK브로드밴드는 3만3000원에 공급하고 있다.

 KT는 IPTV 특별할인을 통해 TPS를 2만8000원대(새해 2월까지 한시)에 선보이고 있다. 케이블 SO인 씨앤앰·CJ헬로비전·HCN 등도 3만1000원대에서 TPS상품을 팔고 있다. 큐릭스는 결합상품에 최고 50%의 할인율을 적용, 2만8000원에 상품을 출시했다.

 사업자들은 결합상품에서 추가 할인을 해주는 부담은 있지만 개별상품을 별도 마케팅 하면서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만큼 사용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 특히 결합상품은 기존 가입자들의 이탈을 막고 꾸준히 이용자를 잡아둘 수 있는 중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결합상품이 향후 패권 좌우=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TPS시장에서 1위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TPS가 이제는 선택이 아닌 기본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3∼5년내 통신의 대변혁 시대가 오고, 결국 TPS시장에서 누가 이기느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IPTV에서 먼저 치고 나간 KT는 가장 많은 결합상품 라인업을 갖춘 것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또 KTF 대리점을 통해 결합상품 가입·변경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여러 유통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통신사들은 결합상품에다 최근 카드·보험 등 이종업계와 연계를 통해 추가 할인을 하는 식의 부가서비스도 늘리는 추세다. 계열사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연계 영업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케이블 사업자에 비해 월등한 브랜드 인지도도 강점으로 꼽힌다.

 ◇케이블TV의 대응 카드는= IPTV 출현으로 강력한 경쟁자를 만난 케이블 업계는 ‘방송’자체에서 승부수를 두고 있다.

 방송 콘텐츠에서는 아직까지 가장 우위에 있으며 대형 통신사가 따라하기 힘든 지역 밀착형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변동식 CJ헬로비전 사장은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은 어차피 사업자들 간에 차이가 없는 동일한 서비스”라며 “방송 콘텐츠에서 확실한 우위에 설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케이블 업계는 또 번호이동을 계기로 인터넷 전화 가입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최근 인터넷전화사업을 지원하는 컨버전스사업팀·기술팀 조직을 강화했다. 씨앤앰도 인터넷전화 가입자 확대를 새해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김승규·김원배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