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혁신이 답이다](3) 바람직한 지배구조 실현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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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는 소액주주 지분율이 53.25%로 절반이 넘고, 브랜디스(5.79%)·NWQ(5.76%)·템플턴(4.71%) 등 외국인 지분을 빼면 지분율 5% 안팎의 대주주는 없다. 사실상 ‘주인 없는 기업’이다. 지분 분산이 잘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대주주가 없기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바람’에 휘둘리기 쉬운 구조라는 게 그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자산(?)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됨에 따라 KT가 국내외 우호지분 확보 등을 통한 지분 구조 개편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대주주 중심의 지배구조로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KT가 차지하고 있는 전후방 산업적 위상을 고려하면 오히려 정부 지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극단적 주장도 나왔다. 투자 활성화 등 정부의 정책적 방향성을 의식한 발언이다.

 이는 남 전 사장의 구속 등 일련의 사태가 지배주주가 없어 경영진 견제에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판단일 뿐만 아니라 ‘정치바람’에 자유롭지 못할 바에야 지배구조 자체를 개편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 이사회는 의장을 비롯, 전체 이사회의 70%를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등 ‘형식적’으로는 선진적인 지배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 사장 구속을 전후로 KT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거수기’ 역할만 한 게 아니냐는 쓴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등 ‘내용적’으로는 본래의 취지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KT 이사회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평가는 제각각이지만 이사회의 불완전한(?) 독립성이 구조적으로 잉태된 결과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KT 이사회 독립성 논란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사외이사 선임 방식에서 비롯된다. KT 사외이사는 별도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한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하지 못한 것이다.

 2002년 민영화 당시 내걸었던 ‘특정 주주의 이익에 치우치지 않고 전문 경영인의 책임 경영을 강화, 수익에 입각한 사업 추진과 시장에 맞는 스피드 경영, 투명 경영을 통한 경영 효율화로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세계 초일류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경영진의 개입 여지를 차단하는 등 투명하고 공정한 사외이사 선임 절차가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가 무뎌질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잣대로 역량 있는 인사를 선임하는 게 이사회 독립성 확보의 출발점이자, 명실상부한 견제와 균형을 위한 추진력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기술 및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KT가 이공계 전문가와 중소·중견기업 관계자,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등 본질적으로 다양한 이력과 배경을 가진 인물에게도 이사회 문호를 개방, 다양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 또한 적지 않다.

 KT가 비록 의도하지 않았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로 변화와 혁신의 기로에 놓인 가운데 보다 수준 높은 소유와 경영 분리, 견제와 균형을 실천하기 위해 지분구조 재편을 비롯, 이사회의 역할과 위상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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