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IT기업 실적 `예상밖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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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에선 인텔, 국내에선 LG디스플레이가 각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정보기술(IT) 기업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장기업들이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당초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실적 우려에 대한 충격을 피해갈지가 주목된다.

 15일 증시 전문가들은 인텔과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최근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IT 기업들은 대체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성적을 내놓은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전체 기업의 3분기 실적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디스플레이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전일 3분기 매출 3조8610억원, 영업이익 25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2분기보다 8% 감소했고,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2% 줄었다.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로는 71%, 작년 동기 비해서는 63%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실적감소에도 대체로 대우, 대신증권, 우리, 동양종금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들은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거나 부합한 것으로 평가했다.

 CPU업체인 미국 인텔도 3분기 순이익이 20억달러(주당 35센트)로 작년 동기의 18억달러(주당 30센트)보다 12% 상승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02억20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 늘었고 4분기에도 비슷한 실적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3분기 실적과 4분기 전망에서 보여지듯 PC경기가 우려보다 더 악화되지 않았다는 게 긍정적”이라며 “국내 반도체 업체에도 다소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체 상장기업의 3분기 실적을 여전히 어둡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신용위기가 실물경제로 이전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실적둔화를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인텔과 LG디스플레이 등이 3분기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더라도 4분기 이후에는 글로벌 경기둔화로 실적악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승혁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를 충족한 것은 그간 경기둔화 우려를 반영해 기대치를 낮췄기 때문”이라며 “반도체·디스플레이도 내년 1분기까지 전반적인 실적악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은 그간의 금융위기가 실물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있어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선 기업실적 발표일이 가까워지며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4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우려마저 감돌고 있어 금융위기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의 바닥을 확인해야 실적에 따른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