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번호이동제 `엇갈린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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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통신사업자들의 가입자 쟁탈전이 이동통신 번호이동제도로 옮겨붙어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이 지난 7월1일자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이통시장 과열, 명의도용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번호이동 인증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번호이동제도 건의서를 제출한데 대해 경쟁사들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KTF와 LG텔레콤은 15일 SKT가 제기한 문제는 번호이동제도와 관련이 없으며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SKT, “번호이동 인증제 도입해야”= SKT는 건의서에서 사업자간 서비스 품질 경쟁보다 보조금 경쟁을 촉발하는 주범으로 번호이동제도를 지목했다. 과열된 시장이 마케팅 비용의 급속한 증가를 가져와 신규 서비스 개발 및 투자 여력의 감소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또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해지에 따른 위약금이 제대로 공지되지 않고 기존 이통사에서의 마일리지가 소멸되는 등 가입자에게 손해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변경 전 사업자를 통해 해지 절차 완료 후 번호 이동하게 하는 등 번호이동 인증 과정을 개선하고 △3개월 번호이동 제한기간을 010 신규와 명의변경 후 번호이동에도 확대 적용하며 △번호이동 전산 운영시간을 기존 오전10시∼오후8시에서 유선 번호이동과 같이 평일 오후 6시까지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KTF·LGT, “시장지배력 유지하려는 의도에 불과”= 이런 SKT 주장에 대해 경쟁사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특히 인증제 도입 등으로 번호이동 절차가 복잡해지면 결국 가입자의 불편을 초래하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KTF는 번호이동제도가 서비스 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4월부터 도입된 의무약정 등을 통해 고객 대부분이 약정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어 과거처럼 무분별한 번호이동은 현실적으로 발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 번호이동 가입자는 월 평균 58만건 수준으로 전년 및 올 상반기 대비 65∼80% 수준이다. 또 마일리지 소멸은 모든 해지 고객에게 해당되는 사안이므로 역시 번호이동제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KTF 측은 “번호이동 관련 제도 개선은 번호이동 절차를 어렵게 함으로써 고객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 지배적사업자로서 시장고착화 효과를 노린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LGT 역시 “번호이동 인증제 도입은 고객 선택을 제한해 번호이동 제도의 당초 취지를 퇴색하게 할 것”이라며 “번호이동제 시행에 있어 일부 부작용이 있다면 사업자별로 자체 정화 및 홍보활동을 벌이는 한편 고객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밝혔다.

황지혜기자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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