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의 메카 `G밸리`] 코스닥 상장 `딜레마`

 지난달 25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기업인 알티베이스(www.altibase.com)의 김기완 사장은 고민스럽다. 예전 같았으면 샴페인을 터뜨릴 일인데 글로벌 금융시장 악화에 따른 국내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이다. 3년 전 계획을 세워 올해 코스닥 등록을 염두에 두고 달려왔지만, 막상 열매를 맺어야 할 시기에 경기가 좋지 않아 상장이 되레 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지난 월요일 각 국가들이 시장에 거의 무제한적인 자금지원을 약속하면서 세계 증시가 깜짝 반등하는 등 금융 위기가 숨을 고르고 있지만 시장 경색이 완전히 풀렸다고 보는 전문가도 흔치 않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굳이 상장을 고집하면 해외 기업과의 경쟁에 날개를 달아 줄 자금 확보는 고사하고 기업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을 보내는 시선과 마주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예 원점으로 돌리게 되면 1년 동안 공들여 준비했던 작업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알티베이스는 당초 올해 안에 상장 업무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일단 최종 상장 기한인 6개월간 숙고해 진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기완 사장은 “일단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도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점에는 무척 기쁘지만 당분간은 사업에 집중하면서 시황을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코스닥 진출을 앞둔 G밸리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시장 상황 악화 때문이다. 자금 모집 등에 큰 부담이 없는 일부 기업은 과감한 상장을 시도하지만 나머지는 일단 상황을 관망하며 입성 시기를 계속 저울질하고 있다.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첫 코스닥 상장 사례가 될 것으로 관심을 모았던 G밸리의 에너지솔루션즈(대표 이범용 www.energysolutions.co.kr)는 지난 7월 일찌감치 코스닥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기업설명회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공모 직전에 이를 철회했다. 역시 이유는 시장 상황. 차입이 많은 ESCO의 특성 때문에 이미 예비심사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는 에너지솔루션즈로선 나아지지 않는 증시가 야속하다. 이범용 사장은 공모 일정 철회 당시 “상장을 포기한 것은 절대 아니며 시황이 좋아질때까지 기다려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황과 상관없이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도 있다. LPG엔진개조 전문기업 이룸(대표 최경호 www.eroomkorea.co.kr)이 그런 경우. 이룸은 현재 코스닥 상장 기업인 위트콤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시도했다. 예정대로라면 다음달 합병작업이 완료된다.

 이룸은 LPG 엔진개조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측하고 해외 진출 방안을 모색했다. 자사 LPG 엔진을 해외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현지화를 위해 현지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어서 상장으로 기업 자체의 공신력을 얻어 해외 기업과의 협력에 도움을 얻으려는 목적이 크다.

 최경호 이룸 사장은 “상황이 좋지 않은 게 아쉽지만 자금 확보가 목적이 아닌 이상 상장을 주저할 이유는 없다”며 “예정대로 합병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최경호 이룸 대표 인터뷰

 “상황이 아쉬워도 특별하게 거리낄 것은 없습니다.”

 최경호 이룸 사장은 자금 확보가 이룸 상장 추진의 최대 목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내달 마무리할 위트콤과의 합병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코스닥 진출을 통해 해외에서도 공신력이 있는 기업으로 인정받는 게 가장 큰 목적입니다. 중소기업 처지에서 ‘코스닥’이라는 이름을 등에 업으면 해외에서 다른 기업들과 접촉하기가 쉬워지는 게 사실입니다.”

 사실 이룸이 해외 진출을 시도할 때 현지 기업과의 협력은 어느 정도 필수적인 측면이 있다. 그만큼 이번 상장 추진이 갖는 의미는 크다. 개조한 LPG엔진은 각 나라의 기후나 노면 상태 등에 따라 미세하게 조정되고 수정돼야 한다. 유럽에서 이미 3∼4개국에 LPG 하이브리드 버스를 공급한 지멘스가 한국에서 LPG하이브리드 버스를 제작하기 위해 이룸과 손잡았던 이유도 마찬가지다. “호주 같은 지역에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정한 건 아니지만 향후 진출 가능성과 현지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기업들을 두루 모색해보는 상황입니다.”

 최 사장은 기존 경유차량 등에 LPG 차량은 매연이 적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성장을 확신했다. “연료의 밀도가 높을수록, 즉 기체보다 액체를 태울 때 불완전연소가 더 많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것도 좋은 징조라고 생각합니다.“

 최 사장은 그러면서도 소비자가 쉽게 LPG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 자체는 지금보다 더욱 확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옛날보다 많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200만대의 LPG 차량이 지금 운행 중이고 이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보면 충전소가 많다고 할 수 없습니다. 충전소를 설치할 지역에선 주민 민원도 많아집니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고 LPG 관련 인프라가 지속 확충되면 녹색성장 정책에 더욱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로드림, 지난달 자사 쇼핑몰서 1억8000만원 환급해줘

 하나로드림(대표 김남영)은 지난달 자사 쇼핑 서비스 ‘하나포스닷컴 쇼핑(shop.hanafos.com)’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하나포스닷컴 쇼핑에서 ‘머니백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환급한 금액은 총 1억8000만원이다. 가장 많은 환급 금액은 1026만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원 이상을 환급 받은 고객도 10명 이상이었으며 현금으로 환급 서비스를 받은 고객은 총 1000명 이상이었다.

 사용자가 하나포스닷컴 쇼핑에서 G마켓, 옥션, CJ몰, GS이숍, 디앤샵, 신세계몰 등 30개 제휴 쇼핑몰로 이동해 이용할 경우 하나로드림은 하나포스닷컴 사이트에서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는 ‘드림캐시’를 최고 20%까지 적립해 준다. 쌓인 드림캐시는 1만원 이상이 되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나포스닷컴 쇼핑서비스 방문자도 늘고 있다. 지난 7월 이후 3개월간 매달 평균 15.5% 가량 방문자가 증가했다.

 김남영 대표는 “앞으로도 종합 쇼핑몰은 물론이고 전문 쇼핑몰들도 지속적으로 입점시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욱기자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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