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전자, LCD 필름 `승승장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LG디스플레이의 LG전자 프리즘필름과 LG화학 편광필름, 삼성전자의 제일모직 프리즘 필름 조달 비중

 LG그룹의 모태인 LG화학과 LG전자가 세계 2위 LCD 패널업체인 LG디스플레이를 등에 업고 LCD 필름 시장에서 아성을 굳혔다. LG디스플레이의 강도 높은 내재화 전략 덕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삼성전자와 달리 지분 관계로 피를 섞은 핵심 협력사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12일 업계 및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대표 권영수)는 최근 1년간 LG화학으로부터 편광필름 조달 물량을 대폭 늘렸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3분기 77% 정도였던 LCD TV용 편광필름 거래 비중은 올 2분기 87%로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모니터용 편광필름의 경우 이 기간 무려 97% 수준까지 급등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기준 계열사인 제일모직에서 노트북PC·모니터용 편광필름을 각각 38%, 35% 정도 구매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이 덕분에 지난해 3분기 17.9%에 그쳤던 LG화학의 편광필름 세계시장 점유율은 불과 1년새 27%까지 뛰어올랐다. LG화학의 이같은 선전은 제품력도 있지만 그룹내에서 무시못할 위상도 한몫한다는 전언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비록 외형으로는 우리보다 못하지만 (LG화학은) 그룹의 모태가 아니냐”면서 “일개 계열사나 협력사 정도로 대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에 백라이트유닛(BLU)용 프리즘 필름을 공급하는 LG전자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광학필름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분기 32인치 이상 LCD TV용 프리즘필름의 40% 정도였던 납품 물량을 올 2분기에는 59%까지 늘렸다. 모니터용 프리즘 필름도 지난해 4분기 5%까지 줄었다가 최근 36%까지 회복했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프리즘필름 세계 시장 점유율은 사업 진입 4년만에 20%를 넘본다. 비교적 오랜 업력의 제일모직이 전세계 프리즘필름 시장에서 고작 2%대의 점유율에 그치는 것과 큰 차이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또 다른 광학필름 협력사이자 국내 전문업체인 미래나노텍에 매년 적지 않은 규모의 특허 사용료를 내며 기술을 의존한다. LG디스플레이의 한 협력사 관계자는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태생이나 현 지분·사업구조를 봐도 사실상 ‘갑’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일종의 수혜라는 시각은 분명 있다”면서 “계열사간 동반 성장이라는 이점이 있지만 그 와중에 국내 중소 협력사를 도태시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서한·안석현기자 hseo·ahngi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