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타, 90년만에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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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파나소닉 2009년 1분기 전 세계 지역별 매출

 일본 최대 전기전자업체인 마쓰시타전기산업이 창업 90년만에 ‘일본 속의 마쓰시타’에서 ‘글로벌 파나소닉’으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다. 마쓰시타는 1일 사명을 ‘파나소닉주식회사’로 변경하고 ‘마쓰시타’ ‘내셔널’ ‘파나소닉’ 등 3개로 분산됐던 브랜드도 ‘파나소닉’으로 통합했다.

 주요 외신들은 일본을 대표하는 마쓰시타의 이같은 도전은 글로벌 경쟁력이 기업의 생존을 좌지우지하는 필수조건이 됐음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전했다.

 ◇‘마쓰시타’브랜드 역사 속으로=이번 브랜드 통합으로 일본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지난 1918년 창업과 함께 만든 ‘마쓰시타’ 브랜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냉장고·세탁기 등 생활가전 브랜드로 80년간 사용돼온 ‘내셔널’ 브랜드도 폐지됐다. 이에 따라 ‘파나소닉’ 브랜드의 평판TV는 물론이고 DVD플레이어·식기세척기에 이르기까지 전 상품이 ‘파나소닉’ 브랜드로 판매된다.

 일본 내에서 전기전자 브랜드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마쓰시타’ 브랜드를 포기한 배경에는 성장의 한계가 뚜렷한 일본 시장만으로는 미래 비전이 불투명하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지난 3월 마감된 2008년 회계연도에 이 회사의 해외 매출은 전년과 유사했고 일본 내수 매출도 3% 하락했다.

 ◇일본의 마쓰시타, 세계의 파나소닉으로=“지금처럼 일본에서 매출의 절반을 창출한다면 경쟁 사업자들과 싸워 이길 수 없습니다.”

 오츠보 후미오 사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파나소닉의 일본 내수 매출 비중은 49%에 달한다. 내수 매출이 각각 26%, 20%에 그치는 소니·삼성전자와 대조적이다.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도 한참 뒤떨어진다. ‘인터브랜드’가 지난해 실시한 글로벌 브랜드 조사에서 삼성과 소니가 각각 21위와 25를 차지한데 반해 파나소닉은 78위에 머물렀다.

 비지오 등 새로운 경쟁자들이 저가형 상품으로 승부를 걸면서 브랜드 단일화를 통한 비용 절감도 절대적인 과제가 됐다.

 ◇글로벌 파나소닉 변신, 현재진행형=마쓰시타에서 37년간 몸담은 오츠보 후미오 사장이 추진하는 글로벌기업으로의 재도약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이 회사는 9%대의 높은 수익을 유지해온 알짜 사업 영역인 ‘홈어플라이언스’의 경우 해외 매출의 100%를 아시아에서 거둬들였으나 내년 3월부터 유럽에서 냉장고·에어컨·식기세척기 등의 판매를 개시한다.

 기존에 단 한 명이었던 외국인 출신 임원을 최근 3명으로 늘렸다. 지난달에는 현지 사업 활성화를 위해 미국·브라질·인도 출신 자문단도 구성했다.

 오츠보 후미오 사장은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파나소닉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또 그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