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H200 인공지능(AI) 칩 중국 판매를 허용한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황 CEO는 24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푸둥 지역 루자쭈이의 진더 재래시장을 찾아 과일과 건과류 등을 구매하며 상인들과 직접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네 종류의 과일을 사고 2200위안, 밤을 파는 가게에서는 65위안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상인들에게 '홍바오'로 불리는 붉은 봉투에 사인을 해 건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상인들은 봉투 안에 600위안이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을 찾은 황 CEO가 명절 풍습에 맞춰 홍바오를 전달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설 연휴 직전 중국을 방문해 1월 20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바 있다. 이번 방문에서는 엔비디아 상하이 연례회의에 참석하고 베이징과 선전, 대만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각국에서 서민적 행보를 이어가며 현지 시장과의 친밀감을 강조해 왔다. 지난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았을 때도 서울 삼성동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함께 치킨과 맥주를 먹는 장면이 공개된 바 있다. 대만에서도 식당 종업원들에게 홍바오를 건네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이번 중국 방문은 H200 칩의 중국 수출 허용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H200 칩은 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설득한 끝에 판매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중국 수출을 공식 승인하면서 판매 수수료 25%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미국 의회의 반대가 여전히 남아 있고, 중국 정부 역시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기술 기업들에 국산 칩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군과 공공기관에서는 H200 칩 사용이 금지된 상태다.
중국 세관 당국은 미국 정부의 판매 허가가 나온 당일 선전 지역 물류업체들을 소환해 H200 칩에 대한 통관 신청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엔비디아 부품 공급업체 일부는 규제 불확실성에 따른 재고 손실을 우려해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이들 업체는 중국 수출 재개를 기대하며 사전에 생산량을 늘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H200 판매를 둘러싼 미·중 양국의 정책 엇박자 속에서 황 CEO의 이번 중국 방문이 향후 사업 전략과 공급망 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