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국내 대형 금융지주회사와 ‘대등 합병’을 통해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좁은 시장에서 자체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작은 금융회사들을 인수해 특정 부분을 점진적으로 보강하기보다는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해 금융산업의 지도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해 연말까지 4조원가량의 자사주 물량을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매각해 ‘실탄’을 마련하겠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황 회장은 “자사주 물량을 해외 투자자에게 채권 형태로 매각한 후 3년 후에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증시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시장 밖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합병 대상에 대해 “국내 금융시장에서 사실 매물이 아닌 게 없고, 합병 논의를 못할 대상도 없다”며 “산업은행이든, 금융 지주사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합병 논의가 진행 중인 곳은 아직 없다”며 “그러나 가능한 한 내년 상반기 이전까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황 회장은 “비슷한 규모의 회사를 합병할 때 까다로운 사항이 경영권 문제”라며 “대등합병을 성사시키려면 경영진이 자기 자신과 조직 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등 합병을 할 수 있다면 경영권에도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하게 밝혔다.
배당과 관련해 황 회자은 “강정원 전 회장이 30%의 배당 수준을 유지해야 된다고 주장했다”며 “이 주장에 적극 동의하며 시장이 안정되면 50%선까지 배당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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