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X박스의 가격을 80달러나 파격적으로 인하,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한국MS는 당장 가격 인하를 단행할 수 없다고 밝혀 국내 소비자는 연말께까지는 일본이나 미국보다 8만원 이상 비싸게 X박스를 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MS는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5일(현지시각)부터 ‘X박스360 아케이드’를 기존 279달러에서 199달러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는 비디오게임기 중 가장 싸고 판매량이 많은 그동안 가장 저렴해 판매 1위를 차지했던 닌텐도의 ‘위(Wii)’보다는 50달러, 경쟁 제품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3’보다 201달러나 낮은 금액이다.
MS의 이번 조치는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 중 최초로 가격을 200달러 아래로 인하한 것으로 시장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200달러는 비디오 게임기 시장의 심리적 가격 저항선으로 평가돼 왔다.
MS는 X박스360 아케이드 외에도 고급형 제품인 ‘X박스 프로’ 모델과 ‘X박스 엘리트’ 모델도 각각 50달러 인하했다. MS는 닌텐도와 소니보다 1년 앞서 ‘X박스360’을 출시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국MS는 국내 시장에서는 X박스의 가격 인하를 곧바로 적용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한국MS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가격 인하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나 가격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시기를 예측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MS가 작년 하반기부터 유통망 문제로 인해 판매 부진을 겪었기 때문에 가격 인하를 할 여력이 부족하다고 관측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소비자가 인하된 X박스를 만나는 시점은 이르면 비디오 게임기 수요가 늘어나는 연말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MS는 X박스360 아케이드를 29만9000원에, X박스360 프로와 X박스360 엘리트는 각각 36만9000원과 48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닌텐도는 위를 X박스360 아케이드보다 30% 이상 싼 22만원에 팔고 있으며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플레이스테이션3을 38만8000원에 내놓고 있다.
장동준·윤건일기자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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