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차를 구입했을 2년 전만 하더라도 주위의 시선을 많이 끌었는데 지금은 별로 시선을 받지 않는 것 같습니다.” 수입차를 소유한 직장인 이재열씨는 미국에서 직수입한 검은 색상의 ‘허머’를 운전한다.
수입차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고가에 일부의 전유물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사라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수입차 시장도 해마다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지난 87년 첫선을 보인 이후 15년 이상 정체를 보이다가 지난 2006년부터 매년 1%포인트씩 상승하는 등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수입차 시장의 확대에는 국내 구매자의 인식변화와 동반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상반기에 수입자동차 소유자 200명, 국내 고급차 소유자 200명, 오피니언리더 100명 등 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8 수입차 인식조사’ 결과는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조사에서 실제로 수입차를 소유한 이용자 200명 가운데 30.9%는 차를 구입하기 전에 ‘수입차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시각’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구매 후 수치는 18.7%로 낮아졌다. ‘수입차 소유에 따른 개인적 부담’에서도 구매 전 23.9%였던 수치가 구매 후 10.1%로 낮아졌다. 실제로 차량을 소유하고 보니 만족도가 커졌다는 얘기다. 때문에 수입차를 소유한 사람 중 93%는 다음 차량을 구매할 때 다시 수입차를 구매하겠다고 응답했다.
국내 고급차를 소유한 이용자도 수입차에 대한 호감을 보인다. 68%의 응답자가 수입차 구매를 추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05년 61%에서 7%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또 이들 응답자가 보기에 수입차를 소유한 동료나 가족이 느끼는 ‘수입차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시각’과 ‘수입차 소유에 따른 개인적 부담’은 불과 17.2%와 8.3%에 불과하다는 응답이다.
오피니언 리더들의 ‘수입차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시각’과 ‘수입차 소유에 대한 개인적 부담’에 대한 의견 역시 일반 소비자보다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윤대성 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막연히 가지고 있던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여기에 실제로 수입차를 운전해보면 호감은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럽, 미국 유명 브랜드 위주로 시장이 형성됐을 때는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로 인식됐지만 혼다를 위시한 대중 모델이 확산되면서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일본 도요타, 미쓰비시, 닛산, 마쓰다 등 대중 브랜드가 내년까지 일제히 상륙하게 되면 국내 완성차 시장 판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연비경쟁에서도 수입차는 국산차를 뛰어넘는 성능을 보여주는데다 수입차와 국산차의 가격차가 국산차 가격 10% 이내로 접근해 수입차가 경제성에서도 경쟁력이 제고된 상태다. 대표적 예가 수입차 판매대수 1위를 차지한 혼다 어코드 3.0EX다. 이 차량은 국산차종인 현대차 그랜저TG Q270과 비교해 200만원대의 가격차밖에 나지 않는다.
수입차 업계는 3000만원대의 소형 수입차가 늘고 젊은층의 거부감이 줄어들면서 판매는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대원기자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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