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사상 최대의 성적을 거둔 2008 베이징 올림픽이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2008 베이징 올림픽 풍경이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전에는 TV 앞에 모여 앉아 경기 장면을 보았지만 지금은 개인이 각자 모니터로 인터넷 중계를 보는 것이 일반화됐다는 점이다.
인터넷 중계는 TV가 제공하지 못하는 여러 장점을 지닌다. TV는 방송 시간 제한과 시차에 따른 경기 중계에 시간대 제한이 있다. 여러 방송사가 동일한 내용을 중계하면 전파 낭비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하고, 한 채널에서 여러 경기를 한꺼번에 중계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인터넷은 다르다. 여러 경기를 한 화면에 보여 줄 수도 있고, 실시간뿐 아니라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게임을 다시 볼 수 있도록 한다. 무엇보다도 웹사이트를 통해 경기 중계뿐 아니라 정보를 함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스포츠 종목에 생소한 사람들에게 스포츠 룰이나 관련 상식도 클릭만 하면 볼 수 있도록 해준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은 웹2.0 열풍에 힘입어 과거의 인터넷 중계 때보다 진일보된 웹 서비스의 각축장이 됐다. 베이징 올림픽의 인터넷 중계에 있어 이전 올림픽과 기술적으로 다른 점은 RIA가 널리 활용되기 시작한 최초의 올림픽이라는 점이다. 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A:Rich Internet Application)은 풍부한 콘텐츠를 마음껏 제공할 수 있는 전통적인 데스크톱PC 환경의 강점과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접근 가능한 온라인 환경의 강점을 통합해 사용자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다.
RIA를 적용한 예로, 중국 CCTV는 플래시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경기장면을 생중계하는데, 여러 경기뿐만 아니라 경기 규칙, 전문가 의견을 같이 볼 수 있도록 구현했다. 한편 스포츠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국가, 경기 종목별 메달 순위, 경기 결과, 스케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RIA 대시 보드를 제공하는 사이트도 있다. 예전의 올림픽들을 한번 돌아보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인터넷 공식 사이트가 운영되기는 했지만 인프라가 받쳐주지 못해 인터넷 실시간 중계는 요원한 일이었다.
그 후 인터넷 올림픽 중계의 효시라 할 수 있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은 대회 기간 중 운영한 공식 웹사이트의 접속 횟수만 무려 97억회에 달했다. 이는 올림픽의 인터넷 세대를 여는 첫 발짝을 뗐다는 점에서 큰 의미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의 창출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는 어떠한가, 지금의 인터넷 환경은 동영상 비즈니스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어 가고 있다. 인프라 면에서는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됐고, PC뿐만 아니라 휴대폰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하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버와 고선명 TV 화면을 재생할 수 있는 클라이언트 환경이 갖추어졌다. 캠코더 또한 지금의 디지털 카메라만큼 사용자가 늘고 있어 1인 방송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TV는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정보를 전달하던 TV의 일방적인 모습에서 인터넷, TV 서비스의 융합과 함께 점차 개인 맞춤화 정보를 전달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
한때 방송가에서는 인터넷 중계가 TV 시청률을 낮추는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 중계는 TV 중계의 보완역할을 톡톡히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근원이 됐다. 인터넷을 통한 올림픽 중계는 경기 중계뿐만 아니라 스포츠 관련 용품 판매, 스포츠 관련 정보 전달 및 기술 교육, 스포츠 관련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의 여러 기회를 가져온다. 이 때문에 양방향 방송과 인터랙티브 광고 및 쇼핑, 결제 시장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기술인 리치 인터넷과 동영상 스트리밍 서버 기술들이 패권을 잡기 위해 소리 없는 경쟁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인터넷의 모습은 RIA에 힘입어 더욱 역동적이고 화려하며, 더욱 활발한 양방향 참여가 가능한 환경이 될 것이다. 이것이 가져올 올림픽과 스포츠 중계는 물론이고 비즈니스 환경 전반에 걸친 변화 또한 기대가 된다.
지준영 한국어도비시스템즈 사장 jjee@ado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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