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체들, 내부 수직계열화 박차

 화학업체들이 ‘내부 수직 계열화’에 한창이다. 내부 수요가 많은 소재를 자체 생산해 원가를 절감하고 안정적 판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화학기업들이 잇단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려가는 추세에 대응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제일모직(대표 제진훈)은 지난 4월 폴리카보네이트(PC) 공장을 가동하면서 생산 물량의 70%를 자체 소화한다. 이 회사는 PC 소재를 사용, 케미컬 부문 주력 제품인 휴대폰과 LCD TV 외장재용 응용 수지를 생산한다. 해외에서 조달해온 PC 소재를 자체 생산함으로써 안정적 원료 조달이 가능해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 PC 시장의 신증설로 공급 과잉 우려도 일부 나오지만 우리는 자체 소화 물량이 많아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2006년 1447억원을 투자, 연간 생산량 6만5000톤 규모의 PC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LG화학(대표 김반석)은 지난해 11월의 LG석유화학을 합병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면서 실적이 향상됐다. 최근엔 코오롱의 고흡수성수지(SAP) 사업을 인수, 프로필렌-아크릴산-SAP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 계통을 완성했다. 글로벌 SAP 업체들이 대규모 증설과 수직계열화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개별적 사업 형태로는 한계가 있다는 데 두 회사가 인식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아크릴산과 SAP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시너지 확보와 해외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를 기대했다.

한화석유화학(대표 허원준)은 최근 인수한 한화나노텍(구 일진나노텍)으로부터 탄소나노튜브(CNT)를 공급받아 각종 고부가 복합수지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최규동 상무는 “CNT 소재 개발과 후공정을 맡고 한화석유화학이 이를 활용해 다양한 복합재를 만들 것”이라며 “한화나노텍에 100억원 정도의 초기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석유화학은 태양전지 보호필름으로 사용가능한 EVA필름도 생산한다. 이 회사는 최근 태양전지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한세희기자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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