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가이드] 정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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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는 수돗물 품질을 자신하며 ‘아리수’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아직도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것을 망설인다. 저마다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세균을 없애기 위해 쓰이는 염소 특유의 냄새와 중금속이나 해로운 물질이 들어 있을지 모른다는 염려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대개 끓인 물을 먹거나 정수기로 정수한 물을 마신다.

 정수물과 수돗물의 우열 논쟁, 정수방식, 정수한 물의 맛 등 정수기 논란은 지속돼왔다. 이런 논쟁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늘어가는 정수기 보급률로 짐작컨대 좋은 물을 먹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망은 변함이 없는 듯하다.

 인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건강에 직결되는 물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컨슈머가이드는 일반적인 정수 방식인 역삼투압 방식의 대표주자 웅진코웨이의 ‘P-07CL’과 건강한 물을 내세우며 중공사막 방식의 제품으로 틈새를 공략하고 있는 위닉스의 ‘PH-307PC’에 대해 알아 보고자 한다.

 

 웅진코웨이 P-07CL

 ◇역삼투압 방식=웅진코웨이의 P-07CL은 역삼투압 방식을 이용한다. 역삼투압 방식은 웅진코웨이·청호나이스 등 대표적인 정수기 제조사가 택한 방식이다.

 역삼투압은 삼투압의 과정을 역으로 진행시키는 것을 뜻한다. 삼투압이란 서로 다른 농도의 용액이 반투막으로 나뉘어 있을 때 농도의 평형을 맞추기 위해 낮은 농도의 용액이 반투막을 투과하는 현상이다. 필터를 투과하는 물에 인위적인 압력을 가해 작은 구멍의 막을 통과시키므로 거의 모든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웅진코웨이가 ‘깨끗한 물’을 강조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필터 기공의 크기는 0.0001㎛ 이하다.

 ◇방식에 대한 논란=삼투압 과정을 역행시키기 위해 가압 펌프를 사용하는데 이 과정을 통과하면 물의 20% 정도만 남게 된다. 또 아주 작은 크기의 입자까지 걸러내 정수된 물에 미네랄이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역삼투압 방식을 옹호하는 사용자들은 이 방식이 오염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어 미네랄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하루에 필요한 미네랄은 음식물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P-07CL의 정화 시스템=총 4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네오센스 필터를 통해 미세입자·녹 찌꺼기·잔류 염소·유기화합물을 제거한다. 2단계는 멤브레인 필터를 통해 중금속·이온성 물질·미생물 등을 제거한다. 3단계의 후카본 블록 필터는 물 속에 존재하는 냄새를 없애고 물 맛을 좋게 하는 작용을 하며 마지막으로 정수탱크 내부에 미생물이 증식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세라믹 필터를 거친다.

 ◇제품의 특징=무게가 4.5㎏으로 기존 정수기 대비 크기가 반 정도다. 슬림한 크기로 공간의 제약을 줄인 것이 돋보인다. 싱글족인 아이디(ID) ‘맥킨’은 슬림한 크기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고 한다. 아이디 ‘큰나래’는 버튼이 간단하고 편리한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특히 코크 레버를 약 90도로 내리면 레버가 정지된 상태로 정수를 연속으로 추출할 수 있어 물을 받을 때 레버를 계속 누르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아이디 ‘슬기’는 물통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오염을 막는 기능이 있어 이 제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정수기 물통은 먼지·벌레 및 기타 이물질이 침투해 2차 오염이 생길 수 있다. 이 제품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내부 물통에 별도의 밀폐 구조를 적용하고 물통 내 세라믹 필터를 사용해 미생물 증식을 억제한다.

 

 위닉스 PH-307PC

 ◇중공사막 방식=서울시 마시는 수돗물 아리수 홍보 책자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정수기는 석회석 등이 들어 있어 수질이 좋지 않은 외국에서 물을 걸러 마시기 위해서 보급되기 시작했고 요즈음은 우리나라에서도 정수기를 이용하는 집이 많아 졌습니다. … 무분별한 정수기의 사용은 물에 들어 있는 유익한 미네랄을 제거하거나, 관리 소홀로 인한 세균 번식이 있을 수 있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염려에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이 중공사막 방식이다. 역삼투압 방식에서 문제로 제기되는 유익한 미네랄 제거 및 정수된 물이 저장된 공간에서 오히려 세균 번식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공사막은 ‘가운데가 비어 있는 실로 된 막’을 뜻한다. 박테리아와 불순물 미립자 등을 제거하고 유익한 미네랄을 남기는 선택적인 여과 방식이다. 기공 크기는 0.01∼0.1㎛로 역삼투압 방식보다 크다.

 ◇방식에 대한 논란=중공사막 방식은 역삼투압 방식에 비해 여과장치의 기공 크기가 상당히 크다. 따라서 미네랄 및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까지 남겨질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상수관이 낡거나 공동주택의 파이프관이 낡고 오래되면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중공사막 방식 옹호론자들은 우리나라는 원수 자체가 좋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또 중공사막 방식으로 정수된 물은 우리 몸에 유익한 약 알칼리성을 띈다는 점과 가압이 필요 없어 물의 낭비가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PH-307PC의 정화 시스템=마찬가지로 총 4단계를 거친다. 1단계에서는 미세섬유 조직과 굵은 섬유 조직의 이중 구조로 설계된 미세 불순물 제거 필터(ENSFIL Sediment Filter)로 불순물을 제거한다. 2단계에서는 카본 필터를 통해 염소·납·중금속 오염물질을 흡착 제거한다. 3단계에서는 UF 중공사막 필터를 통해 세균 및 불순물은 걸러내고 미네랄 성분은 그대로 둔다. 마지막 단계는 울트라 카본블록 필터를 통해 한 차례 더 염소 성분의 화학 냄새를 흡착 제거해 준다.

 ◇제품의 특징=제품 전면부에 냉온 원터치 버튼이 있어 냉수와 온수를 추출할 수 있다. 냉수만 사용하면 온수 기능을 멈출 수 있고 원터치로 온수를 잠글 수도 있다. 아이디 ‘들국화’는 온수를 이용할 때 전력소모가 많은데 평소에 꺼놓고 있다가 온수가 필요할 때 15분 전쯤 미리 켜두면 전기세를 많이 절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온수 안전장치가 있는 점은 아이들이 있는 집에 추천할 만한 기능이다. 어두운 곳에서도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자동으로 조명기능을 작동해 밤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물 꼭지는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로 설계해 오염에 잘 노출되지 않는다. 아이디 ‘사이클로’는 물꼭지를 직접 뺐다 끼웠다 할 수 있어 주기적으로 빼서 소독을 할 수 있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정수기에 관한 사용자들의 생각

 다음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정수기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물의 용량 조절=정수된 물은 크게 두 가지로 쓴다. 순수하게 물을 마실 때와 요리를 위해 물을 사용할 때다. 관이나 코크를 통해서 나오는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으면 밥을 지을 때 사용하는 물을 좀 더 빨리 받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디 썬파워)

 ◇정수기 선택=정수 시스템은 원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다. 원수의 오염도에 따라 또 정수기를 사용하는 정확한 목적에 맞춰 선택해야 한다. 특히 칼슘이 많은 지역이나 오염이 심한 지역에서는 역삼투압 방식이 좋을 듯하다. 무턱대고 비싼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아이디 쎄코날님)

 ◇필터 원산지 확인=필터가 정수기의 여과 능력을 좌우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필터를 꼼꼼히 살펴보자. 요즘에는 값싼 중국산 필터도 유통되고 있으므로 꼭 확인해야 한다. (아이디 도로님)

 ◇온수 온도 조절=정수 기능이 중요하지만 온수 기능이 있다면 온수 온도를 조절해주는 기능과 온수 온도를 표시해주면 여러 가지로 편리할 것 같다. (아이디 누리봄님)

 ◇모터 소리=정수기에서 나는 모터 소리가 밤에는 냉장고와 번갈아 들려 거슬린다. 개선됐으면 한다. (아이디 하나마나님)

 

도움주신 분들 (아이후기닷컴 아이디 한가람, 슬기, 맥킨, 들국화, 썬파워, 도로, 누리봄, 하나마나)

박윤현 아이후기닷컴 팀장 (green@ihoog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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