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에너지 위기와 그린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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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 급등으로 전 세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석유 의존도가 높은 나라로 석유 수입국 세계 4위, 1인당 소비 5위, 총소비량 6위 등 GDP 규모 13위에 비해 석유와 관련된 수치가 매우 높은 편이다. 이는 국내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의 에너지 고소비형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집약적인 제조업은 중국 등 후발국의 빠른 추격으로 인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단순 제조를 벗어나 창조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산업에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지식기반 산업구조는 에너지 비용 상승과 환경규제 강화라는 글로벌 환경 변화 속에서 빛을 발한다. 이 때문에 해외 선진국들은 지식기반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서둘러 왔으며, 이를 위해 사회 전반에서 IT인프라 확충과 산업영역에서의 IT 활용을 통한 기술혁신과 지식 축적에 힘쓰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다양한 산업영역에서 IT를 활용한 산업구조 고도화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IT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이로 인한 에너지와 환경 문제도 같이 심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수많은 컴퓨터와 IT장비는 엄청난 전력을 소비하고, 이들 기기의 생산 및 사용 단계에서뿐만 아니라 사용 후 처분 과정에서도 많은 환경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IT 활용에 따른 에너지와 환경 문제는 지식기반 산업구조로의 진전을 위해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다. 이것이 지식산업화를 지향하는 우리나라가 그린IT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전략을 설정해야 하는 이유다.

 효과적으로 그린IT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특정 기기나 설비에 한정해서 다룰 문제가 아니라 IT 설계와 생산, 활용과 폐기에 이르기까지 IT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포괄적으로 분석하고, 체계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컴퓨터·서버·냉각장치 등 IT 기기 설계나 개발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효율적이며 환경 친화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정보량의 급격한 증대로 데이터센터 건립과 확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들 시설에 대한 공간설계도 공기순환 관리를 고려한 에너지 절약, 환경 친화형으로 이뤄져야 한다.

 둘째, 제품 생산단계에서도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오염물 배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글로벌 환경규제를 제품 자체의 친환경성을 넘어 생산단계에서의 환경오염에까지 광범위하게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컴퓨터, 전자부품 등 대다수의 IT기기는 생산 시 유해한 폐기물을 발생하고, 직·간접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셋째, 사용단계에서 전력소비를 줄이고 친환경적으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PC 사용 시 수면모드나 스크린세이브 기능을 적용하거나 신클라이언트, 가상화, 친환경 데이터센터 등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오래된 제품을 수리해 재사용하고, 폐기 시에도 환경문제를 최소화해야 한다.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0년에는 전 세계에서 고철이 될 컴퓨터의 숫자가 1조대 가까이 될 것이라고 하며 대부분 기업은 친환경적인 처분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환경문제 해결에 소프트웨어(SW)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IT시스템의 에너지 소비량을 파악하고 보고하는 에너지 관리 SW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시 등 환경위험 관리 및 평가 시뮬레이션 SW를 개발, 도입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지식기반 산업구조로의 진전이 시급한 지금, IT제품의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와 환경 문제는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에너지와 그린IT에 국가적인 관심과 투자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지석구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산업진흥단장 skji@softwar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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