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21]슈퍼컴퓨터에 부는 녹색 바람

  지난 5월, IBM 연구소와 뉴멕시코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는 세계 최초의 페타플롭스 슈퍼컴퓨터 ‘로드 러너’의 탄생을 세계에 알렸다. 페타플롭스는 1초에 1000번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속도로, 대략 PC 10만대 정도의 능력이다.

그런데 최근 컴퓨터 전문가들 사이에서 로드러너와 같은 초고성능의 슈퍼컴퓨터 개발 못지않게 이슈가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에너지 절약’이다. 슈퍼컴퓨터 운영에 사용되는 전력과 냉각을 위한 에너지는 의외로 엄청나다. 컴퓨팅에 이용되는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그린컴퓨팅(green computing)이 컴퓨터계의 최고 인기 용어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컴퓨터와 가전제품이 사용하는 전력비용은 1년에 160억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발전소 30개의 생산전력과 맞먹으며 동시에 1억500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됨을 의미한다.

그린컴퓨팅을 위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제안을 내놓고 있다.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의 CPU와 컴퓨터를 제작해야 한다는 주장은 물론이고, 컴퓨터를 재활용해가면서 오래 사용하자는 주장도 있다. 컴퓨터와 태양전지를 얇은 필름 형태로 제작해 건물의 외벽을 둘러싸자는 기발한 제안도 있다.

실제로 이런 장치가 가능하다면, 200m 높이의 건물 1채가 IBM에서 제작되는 슈퍼컴퓨터 BlueGene/L 1대를 구동시킬 수 있다고 한다. 더 엉뚱한 제안으로는 슈퍼컴퓨팅센터를 극지방으로 옮겨서 냉각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하자는 것 그리고 컴퓨터에서 나오는 열을 난방 등에 재활용하자는 제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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