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로봇, 미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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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우에 히로치카·가나데 다케오·안자이 유이치로·세나 히데아키 지음, 박정희 옮김, 김진오 감수, 전자신문사 펴냄.

 요즘 중국 소림사에서는 소림권을 배우려는 학생에게 인간학의 고전인 공자를 반드시 함께 배우도록 하고 있다. 소림사 고승들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없는 권법 수련은 무의미하며 아이에게 칼을 쥐어주는 격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로봇, 미래를 말하다’ 저자들의 시각도 이와 같다. 이 책은 로봇을 오로지 기술적 관점으로 보려는 관점을 철저히 배격한다. 로봇의 미래를 알려면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이해가 함께 필요하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로봇은 본래 인간을 모델로 등장한 기계이며 지금도 꾸준히 인간을 닮아가고 있다. 따라서 로봇의 미래는 반드시 ‘기계+인간학’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이 책은 일본 로봇계를 대표하는 4명의 인물들이 각자 바라보는 로봇산업의 비전과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들은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사회의 열쇠는 인간을 잘 이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고려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라 강조한다.

 초고령화 사회를 맞은 일본이 유력한 해결책으로 왜 로봇을 꼽는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는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로봇 입장에서 보면 노인을 돕는 도우미 로봇은 인간을 잘 이해하는 첫 단계로 간주된다.

 이 책은 인간과 로봇의 공존사회와 연관된 모든 것을 담은 담론집이자 종합적인 로봇입문서로도 읽힐 수 있다. 로봇의 종류와 역사, 사진자료만 장황하게 나열한 흥미위주의 로봇서적, 딱딱한 기술중심의 로봇서적과 크게 차별화된다. 이 책은 미래 로봇산업에 관심있는 지자체, 대학과 기업에 몸담은 로봇 전문가, 로봇을 공부하려는 청소년과 대학생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일본은 로봇 분야에서 미국과 다른 인간중심의 독특한 로봇철학을 갖고 있다. 로봇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우리나라가 ‘로봇, 미래를 말하다’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1만5000원.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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