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금융감독위원회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인 인터넷 전업은행 설립 기준 완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인터넷 전업은행을 설립할 때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해 온 금융실명법은 조만간 대체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렇듯 국내에서 인터넷 전업은행이 가시화하고 있으며 예비 사업자도 이에 발맞추어 사업 준비에 나서고 있다.
내가 운영하는 회사도 여러 산업의 사업자로부터 해당 사업에 관한 문의를 받고 이에 관한 컨설팅, 기술적 요소의 정비, 웹 구축을 위한 제반 요소의 재정비 등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 심지어는 전혀 금융 산업에 기반이 없는 오프라인 기업까지 다양한 사업자가 해당 사업에 열의를 가지고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전업은행은 향후 국내 금융 산업과 소비자의 금융 패턴에 큰 변화를 끼칠 수밖에 없다. 2008년 6월 자체 조사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객은 인터넷 전업은행과 관련해 이미 인터넷뱅킹, 폰뱅킹과 자동화기기 이용이 보편화됐다는 점이다.
신뢰할 수 있는 사업자가 금융 서비스 이용과 관련한 실질 가치를 제공하면 얼마든지 해당 인터넷 전업은행의 존재감은 높아질 수 있다. 실질 가치라는 것은 금리나 이자 조건 같은 금융 서비스의 본질과 이용의 편의성 등 부가가치를 총칭한다. 따라서 인터넷 전업은행은 산업적으로 보면 기존 은행으로부터 상당수 고객 이탈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고객 이동은 금융 산업 전반에 변화를 일으키며 이에 관한 대략적인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온라인 영역에서 서비스 경쟁이 보다 가속화한다. 기존 전통 은행도 대부분 금융지주 차원에서의 세일즈 뱅크를 자회사로 두고 서비스 개선을 추진해 왔다. 이미 국내 대부분 은행은 온라인을 통해 예매, 콘텐츠, 개인종합자산 관리와 같은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시에 전용 상품, 전용 통장 등 인터넷 전용 서비스를 개발했다.
둘째, 금융 사업자 간 역할 분담 혹은 협업 구도가 보다 강화된다. 인터넷 전업은행은 결국 세일즈 뱅크의 역할이 목적이다. 즉, 일반 금융 서비스보다는 금융 상품의 판매 등에 보다 더 경쟁력을 갖는다. 인터넷 전업은행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투자 비용 등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온라인을 통한 상품 판매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이는 산업적으로 보면 금융 사업자 간 역할 분담과 협업 구조의 재구성이 강화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셋째, 금융 서비스가 유통·통신 또는 제3의 온라인 사업과 통합한다. 인터넷 전업은행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사업자 중에는 상당수가 기존 고객과 오프라인 자원의 통합으로 시너지를 높이려 한다.
이런 사업자는 이미 기존 사업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고객 자원을 바탕으로 할인과 적립 서비스를 연계한 금융 상품을 준비 중이다.
넷째, 제1금융권 외의 전반적 금융 산업에서 변화가 예견된다. 뱅킹 서비스는 은행만이 제공하는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제는 지주회사 차원에서 자회사 형식의 인터넷 전업은행 설립, 인터넷 전업은행과의 사업 제휴를 통한 서비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증권, 보험 등 은행 외의 금융 산업 전반에 많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인터넷 전업은행의 등장은 금융산업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고객의 가치 증진과 국가 산업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필요한 점은 무엇일까. 먼저 사업자 경쟁이 고객 가치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제반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또 국가적으로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산업 간 효율적인 역할 분담이 일어날 수 있는 정책과 모니터링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가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도 최고 수준을 이룩하고 이런 노력이 국가 경쟁력으로 연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신성원 클라우드나인 대표 sowny@cloud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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