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장품] 바이킹 스케이트

Photo Image

 2001년 여름 어느 주말, 날씨가 무척 더웠다. 당시 며칠간 폭염이 쏟아져 열대야를 겪다 보니 상당히 지쳐 있었다. 그래서 갑자기 시원한 실내스케이트장에서 피서를 해보고픈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목동 아이스링크에 갔다. 실내는 예상대로 아주 시원했다. 많은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무리를 지어 스케이트를 타고 있었다. 처음에는 중심을 잡고 서 있기도 힘들었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재미있어 힘든 줄도 모르고 한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실내 스케이트를 나의 건강지킴이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때까지는 12년여간 매일 아침 수영을 해왔다. 수영은 건강에 아주 좋은 운동이고 나는 이를 무척 즐기고 있었다. 이를 그만두고 스케이트로 바꾸는 데 약 3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11월에 목동 아이스링크의 새벽성인반 월회원권을 구입했다. 너무 즐거웠고 운동량도 많았다. 주로 허리와 엉덩이 그리고 허벅지 근육이 단련돼 콤플렉스였던 가냘픈 하체를 극복하게 됐다.

 처음에는 일반인이 쓰는 그다지 비싸지 않은 스케이트로 시작했다. 몇 달 동안 타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 얼마 후에는 꽤 고급인 외국산 ‘바이킹’이란 제품을 샀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고가품이었다. 재질은 언뜻 보기에는 스테인리스 스틸처럼 생겼다. 그러나 이는 특수 처리한 강철로 생산하는 나라가 세계에서 채 10개국밖에 되지 않는다. 날렵하고 단단하며 강인한 느낌을 준다.

 바이킹을 신던 첫날 너무 흥분됐고 그 기분은 지금도 나의 뇌리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매일 새벽 5시께 흥분된 마음으로 일어나 바이킹을 들고 아이스링크로 달려가 신나게 트랙을 돌았다. 1시간 정도 즐기고 나면 배도 고프고 몸도 거의 녹초가 된다. 그리고 나서 샤워하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상쾌하다. 이렇게 바이킹을 애지중지하면서 약 5년을 보냈다.

 그후 골프를 시작하면서 두 가지 운동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그만두게 됐다. 이제는 베란다에 모셔두고 있지만 언제가는 다시 꺼내서 타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생각만 하면 심박 수가 빨라지고 눈빛이 초롱초롱해지는 것 같다. 젊어지는 느낌 바로 그것. 엔돌핀이 단전 아래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쳐 오르는 그런 희열.

  황성수 한국증권업협회 증권인력개발부 이사 sshwang@ksda.or.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