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M&A 바람](상)약인가, 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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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업계가 연이은 인수합병(M&A)으로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한빛소프트를 인수한 이후 NHN게임스의 웹젠 최대 주주 등극과 드래곤플라이의 판타그램 인수가 터졌다. 게임업계에서는 앞으로도 굵직한 M&A가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게임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로 M&A가 자리 잡기 위한 현실을 진단하고 향후 대안을 세 차례에 걸쳐 모색해본다.

 <상> 약인가, 독인가

 <중> 해외 사례로 본 성공조건

 <하> 기대 반 우려 반 

 잇달아 터진 게임업계의 M&A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미국과 일본·중국업체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한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일정 규모의 자본과 기술력이 갖춰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온라인게임산업을 “성장기를 거쳐 이제 경쟁이 격화되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하며 “성숙기 시장에서 나타나는 M&A는 필연적인 흐름이며 이는 국내 온라인게임산업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온라인게임업계의 성공 열쇠인 기술력과 인재 측면에서도 M&A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정현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중소 개발사의 가장 큰 애로점은 개발팀이 통째로 나가는 사건”이라며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낼 수 있는 조직은 여러 개의 개발팀을 운영하면서 우수한 인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아울러 “해외 대형 게임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M&A로 수천명 규모의 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게임업계에서도 더욱 활발한 M&A의 필요성을 동감하는 분위기다. 특히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로도 M&A의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건일 게임하이 회장은 “국내 업체의 인수는 기술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해외 업체는 지식재산권과 현지 유통망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해외 게임업체를 우리나라 게임업체들이 인수하는 사례도 등장할 만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도 긍정적 판단을 내리고 있다. 박재민 바이넥스트창업투자 부장은 “게임업체 간의 M&A는 해외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자에게도 동기가 되고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반면에 묻지마 식의 M&A에는 경계를 해야 한다는 조언도 줄을 잇고 있다.

 위정현 교수는 또 “자본이 있는 대형 업체가 기술력이 좋은 중소 개발사를 흡수하거나 성공한 개발사가 유통망이 탄탄한 퍼블리셔를 인수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M&A가 이뤄질 전망”이라며 “단순히 몸집 불리기를 위한 합병은 오히려 기업 비만증으로 이어진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재민 부장 역시 “게임업계가 과거처럼 이름만 빌려주는 우회상장 통로가 되면 미래가 없다”고 지적했다.

 장동준기자 djjang@

 

사진=지난달 19일 전격 발표된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한빛소프트 인수는 연이은 M&A의 서곡이었다. 김영만 한빛소프트 회장(왼쪽)은 자신의 지분을 김기영 티쓰리엔터테인먼트 사장에게 넘기며 경영권을 양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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