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왜 이렇게 수척해졌지?’
실리콘밸리가 웅성거리고 있다. 애플 3G 아이폰이 처음 공개됐던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 월드와이드개발자회의(WWDC). 미국의 패션 아이콘, 프레젠테이션의 귀재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심한 다이어트를 한 사람처럼 무척 핼쑥해져 있었다. 아이폰 발표 하루 전 포천은 잡스가 직접 나타나지 않고 영상 통화로 발표를 진행하거나 중간에 그가 사라져 두 배 이상 빨라진 3G네트워크를 이용해 영상통화를 직접 보여줄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그는 사라지지 않고 갑자기 자리를 뜨지도 않았다. 모두가 기대했던 기막히고 현란한 퍼포먼스는 없었다.
한 애널리스트는 주종목인 기업 주가를 분석하지 않는 대신 그의 외모를 논했다. “만약 복싱 선수였다면 한 체급을 내려야 할 만큼 살이 빠졌다는 것이다. 만 53세의 그의 모습은 실리콘밸리를 넘어서 미국인에게 조심스러운 걱정거리를 던져줬다.
‘혹시….’ 사람들은 2003년 잡스가 췌장암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는 9개월여 수술기간 동안 애플 직원들에게조차 수술 사실을 감췄다. 뉴스가 보도된 후에는 애플의 주가는 갑자기 2.4%나 하락했기 때문. 월가의 한 유명 투자분석가는 “만약 어떤 이유든지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떠난다면 애플의 주가는 하루 사이에 20% 정도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포천은 올해 미국에서 존경받는 기업 1위로 애플을 선정하면서 역대 1위 기업 중 CEO 의존도가 가장 높은 기업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애플 측은 “2주 전 잡스가 가벼운 몸살을 앓았지만 WWDC는 직접 진행하고 싶어했으며 현재 그의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실리콘밸리를 안심시켰다.
3G 아이폰도 잡스의 얼굴처럼 슬림해졌다. 12.3㎜ 두께로 2G 아이폰보다 공식적으로는 날씬해진 것. 가격도 199달러(8Gb 기준)로 다이어트를 감행했다. 그러나 3G 아이폰은 공개되자마자 ‘가짜 다이어트’ 논쟁에 휩싸였다. 비스듬한 모양인 3G 아이폰 일부 부분은 얇아졌지만 허리는 오히려 두꺼워진 것. 가격 역시 약정요금제가 적용돼 오히려 고객의 부담이 증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이폰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잡스를 더 수척하게 만들 지경에 놓였다.
이동인기자 di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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