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인프라+그린 시스템+그린 컴포넌트’의 그린 IDC.
KT는 IBM·HP 등 개별 기업 단위의 자원 절약형 그린 IDC 개념을 통합기업으로 확장, 사회적 수준의 자원절약형 ‘그린IDC’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린IDC 구현을 통한 사회환원이 바로 그것이다. KT의 이 같은 시도는 인프라·시스템 등 개별 기업의 노력을 함께 모으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이 같은 KT의 변화에는 급변하는 인터넷환경과 다양해지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과거와 같은 수직적, 독자생존 마인드로는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의 구조로 변해가고 있음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기업의 참여와 공유 그리고 상호 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다.
이미 KT는 자원절약형 모델의 경험과 지식을 오픈해 인터넷기업, 개발자 등과 공유함으로써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협력을 끌어내 산업 전체의 가치 창출로 엮어가기 위해서다. 물론 이를 통한 성과는 우선적으로 인터넷기업과 공유하고, 나아가 경험을 통해 축적된 지식을 오픈, 인터넷기업 및 개발자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터넷환경의 가치창출을 위한 시스템 자원과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KT의 인프라+시스템+컴포넌트 자원을 활용해 인터넷기업과 개발자가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발휘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얘기다.
◇그린 인프라=직류서버 시스템은 그동안 KT가 기울여온 그린 인프라의 가장 큰 결실이다.
직류서버 시스템은 ‘교류(외부)→직류(IDC 무정전전원장치)→교류(IDC 내부)→직류(서버 본체)’ 등 세 차례 전환 과정을 거치며 많은 전력 손실이 발생하는 기존 환경과 달리 ‘교류(외부)→직류(IDC 및 서버)’ 등 단 한 번의 전환으로 전력 효율성을 높인 시스템이다.
IDC에 소요되는 전력은 서버용 35%, 냉방용 32%가 사용된다. 나머지 33%는 전력변환 및 전달과정에서 손실된다.
남수원IDC는 직류서버 시스템을 도입, 전력 변환을 3회에서 1회로 줄이면서 약 20%의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었다.
지난 23일 문을 연 아시아 최대 규모의 목동IDC는 이 같은 직류서버 시스템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이 외에도 KT는 확장성 면에서도 기존 국내 IDC의 2배 수준을 확보하는 등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기술적인 주요 준비를 마쳤다.
◇그린 시스템=KT는 유틸리티컴퓨팅방식 상용화를 통해 그린 시스템 개념을 도입했다.
더 이상 배전방식의 단순화와 고품질화를 통한 인프라 개선 수준의 그린IDC로는 새로운 변화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게 KT의 생각이다.
따라서, KT는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를 결합해 KT가 직접구축하고 소프트웨어적으로 제공하는 형태의 유틸리티컴퓨팅방식을 도입했다.
네트워크와 공간만을 제공하던 기존 방식(코로케이션)보다 공간은 다섯 배, 네트워크는 42%의 효율을 높였다. 현재 분당에 운영 중인 30만대의 서버를 유틸리티 방식으로 운영하면 15만대로 줄일 수 있다.
◇그린 컴포넌트=그린 인프라→그린 시스템이 그린IT를 위한 단기적인 접근이라면 그린 컴포넌트는 좀더 장기적인 관점의 접근 방식이다.
KT만의 노력보다는 외부 전문기업과 개발자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KT는 우선 유틸리티컴퓨팅 서비스 기간으로 새로운 사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키트나 개발툴 등을 제공하는 한편 교육과 테스트 환경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대학·연구소 대상 교육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 지원 및 역량과 기술을 향상시키고 사업화까지 가능하도록 다양한 산학협력 모델도 진행 중이다.
남중수 KT 사장은 차세대 그린 IDC를 표방하는 목동 인터넷컴퓨팅센터(ICC) 개관식에서 “목동 ICC는 KT가 단순 통신사업자를 넘어 인터넷 생태계 플레이어와의 상호 협력관계를 형성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며, 더 나아가 인터넷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기업 간 경쟁이 아닌 참여와 공유, 상호협력으로 인터넷 산업 전체 파이를 키우기 위한 전환점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KT 구축 사례
KT는 지난 23일 아시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인 목동 인터넷컴퓨팅센터(ICC)를 2년간의 공사 끝에 개관했다. 규모 면에서 6만5000㎡의 국내 최대다. 기술면에서도 전력이용의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직류전원 공급기술을 채택하는 등 규모·시설·안정성 등에서 최첨단으로 설계됐다.
KT는 그동안 다양한 노력을 통해 전력소비를 20% 이상 줄이는 직류서버 시스템을 개발하고 남수원 ICC 및 분당 ICC에 적용해 안정성과 효율성을 확인했다. 이를 본격적으로 적용한 것이 이번 목동 ICC다.
목동 ICC의 또 다른 강점은 유틸리티컴퓨팅의 높은 안정성, 보안성이다. 일반적인 임대를 넘어 입주고객이 사용한 IT자원만큼만 요금을 지급하는 유틸리티컴퓨팅서비스를 실현했다.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최초, 최고 용량인 4만㎾의 수전용량 설비를 갖췄다. 전력시스템의 안정화를 위한 3중 백업환경을 도입했으며 차단, 통제, 제한지역 등 3개 구획화를 통한 보안기능도 강화했다.
이들 요소를 포함, 확장성·경제성·통합관리·무중단 장애처리·모듈화·이중화의 6가지 설계사상에 따라 신축된 게 목동 ICC다.
개관식과 함께 치러진 차세대 IDC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하는 세미나에 참석한 현동석 한양대 교수는 “직류 서버시스템의 도입은 한 세기 동안 지속된 교류방식을 바꾼 패러다임 시프트의 시발점이며 고효율, 친환경을 추구하는 차세대 그린IDC의 핵심기술로 자리 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관식에는 최휘영 NHN 사장, 메트라이프 스튜어트 솔로몬 사장, 노병호 엔씨소프트 전무, 유재성 한국 MS 사장 등 업계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참여와 공유, 상호협력을 기치로 내세운 KT의 정책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G프론티어/윤차현 IDC사업담당 상무
“KT는 인터넷생태계의 키 플레이어로서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 인터넷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게 목적입니다.”
윤차현 KT IDC사업담당 상무는 ‘인터넷 생태계’ 차원에서의 변화를 얘기했다.
그동안 자원소모적 IDC의 투자한계와 확장성 이슈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특히 다양한 신규 서비스와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물리적인 접근 방법으로는 이 같은 한계를 해결할 수 없다는 데서 출발한다. 이로 인한 자원의 낭비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같은 변화를 우리 회사는 참여·공유·협력·상생이라는 단어에서 찾았습니다. 어느 한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KT가 그린IT를 사회 공헌 모델로까지 진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히는 이유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이 같은 시도의 첫 결실이 목동ICC다.
“목동ICC에 적용한 직류전원시스템, 유틸리팅 컴퓨팅은 KT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상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윤 상무는 목동ICC가 그동안 KT와 고객이 불편하게 생각했던 점을 모두 개선한 차세대 IDC라고 강조했다.
시스템적인 개선보다 더 중요하게 꼽는 게 고객과의 협력이다. 직류전원시스템 등 새로운 기술을 정착시키는 데 고객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프라, 시스템을 넘어 그린 컴포넌트로 넘어가기 위해 ‘상생’은 피할 수 없는 화두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직류전원시스템 사용 고객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관련 기술 사양을 공개했으며, 세미나 관련 협의회, 포럼 등을 통해 적극적인 동참을 요청했다.
이 같은 KT의 노력에 그동안 수요가 적다는 이유로 소극적인 대응에 머물렀던 서버 업계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 출시한 서버는 외부로부터 교류 전원을 받아 내부에서 이를 직류로 전환하는 형식이다. 바로 직류를 받아 쓸 수 있는 서버는 일부 업체의 일부 모델에 국한된 상황이었다.
하반기 이후에는 다양한 업체가 직류서버를 선보일 전망이다. KT가 현재 국내외 서버업체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윤 상무는 “우리가 판을 깔아 놓았으니, 이제 그 판에서 인터넷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이 상생할 수 있는 길로 나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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