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공단 업체, 독자브랜드로 `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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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국가산단 중소 협력업체들이 대기업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독자 브랜드 개발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협력업체들의 다양한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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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 집적단지로 대기업 의존도가 심각한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중소협력업체들의 반란이 시작되고 있다.

구미공단 모바일, 디스플레이 협력업체들이 대기업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자브랜드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대부분은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부품을 생산해 모기업에 납품해온 기업들로, 최근 신제품 개발을 통해 국내외 수출을 모색함으로써 알짜 중소기업으로 거듭나려는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삼성전자에 휴대폰 키패드를 공급해온 서원인텍(대표 김재윤)은 최근 무선통신과 2차전지사업을 시작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이 업체는 무선통신 관련 제품으로 미국 비메모리반도체 개발업체인 GCT와 협력, USB형 와이브로 모뎀을 개발해 시판에 나섰다. 이 제품은 조만간 해외에 대량공급을 앞두고 있다.

또 이에 앞서 노트북PC용 배터리 보호회로와 휴대폰 배터리 보호회로를 생산하고 있으며, 차세대 안전등과 고효율 백색 LED라이트를 개발해 국내에 공급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바일 협력업체인 유엔아이(대표 김영춘)도 스피커폰으로 통화할 수 있는 블루투스 스테레오 헤드세트(모델명 카펠라) 시판에 나섰다. 이 제품은 최근 이동통신 대리점에 공급 중이며, 현재 20만대 규모의 유럽 수출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해 초경량 블루투스 헤드세트 초기모델을 개발해 미국 현지에 1만대를 공급한 바 있다.

휴대폰 금형제도 및 전자제품 사출성형 전문기업인 성일(대표 지영희)도 최근 복합 진동운동기인 ‘스마트 베키’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바닥의 진동판에 서 있기만 해도 운동효과를 볼 수 있는 맞춤형 헬스기기로 현재 일본에 OEM으로 수출되고 있다. 성일은 지난해 초 대기업 납품업체가 아닌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10명으로 구성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최근 헬스기기뿐만 아니라 산업 가정용 분무기, 치과용 의료보조구, 금속탐지기 등을 개발 중이다.

일본 소니에 비디오폰 부품을 공급해온 다산전자(대표 김판술)도 최근 국내 처음으로 LCD와 LED를 접목해 고화질 영상과 문자를 동시에 디스플레이할 수 있는 첨단 전광판 ‘디지털 멀티프레임(DMF)’을 출시했다. 이 업체는 현재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그 외 구일전자공업(대표 김영철)도 지난해 오디오 비디오 기기의 음질 및 화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전자제품용 초경량 탈자기(모델명 매직완드)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시판에 나섰다. 또 중소 협력업체 3개사가 합작해 설립한 씨씨티라이팅(대표 권정택)은 무선 LED 조명(모델명 이지라이트)을 개발해 수출길을 열었으며, 밴스테크(대표 반상윤)도 액자형 스피커를 개발해 호평을 얻고 있다.

구미국가산단 내 중소 협력업체들의 이 같은 독자브랜드 출시붐은 대기업의 수주물량 감소가 가장 원인이지만 대기업 의존에서 벗어나 알짜기업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으로 해석돼 지역 경제계는 긍정적인 변화로 여겨지고 있다.

박소춘 한국산업단지공단 중부지역본부장은 “산단 내 기업들이 신기술개발 역량을 제고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제품을 개발해 마케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정재훈기자 j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