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자

 언어는 마음의 벽을 허무는 중요한 도구며 문화 이해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언어 교육은 단순한 출세를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소통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최근 언어 교육에 대한 논쟁을 보면 우리나라에는 영어 교육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한국어 교육이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결혼 이민자의 한국어 교육 문제는 이주 여성뿐만 아니라 자녀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우리의 미래와도 관계가 있다. 우리와 마주 보며 일하는 이주 노동자의 한국어 교육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또, 한국에 온 유학생들도 그 수가 이미 5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지 못한다면 심각한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시간과 비용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효율적인 한국어 교육을 위해 벽을 허물 수 있는 방법으로 온라인 교육을 생각해봄 직하다.

한국어를 온라인으로 가르치려는 노력은 국제교육진흥원, 재외동포재단을 비롯한 정부 기관들에서 이루어져 왔다. 최근에는 경희사이버대, 한국디지털대학과 서울대, 서강대 등의 한국어 교육기관에서 한국어 온라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몽골 울란바토르대 한국어과가 실시하고 있는 온라인 한국어 교육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경희사이버대학교와 교류해 실시한 2005년 한국어 프로그램 첫 학기에 강의평가에 의하면, 응답자 178명 중 172명이 만족을 나타냈고, 그중 135명은 높은 만족을 나타냈다.

방성원 경희사이버대 한국어문화과 교수는 “2007년 10월 울란바토르 대학을 방문했을 때 1학년 때부터 사이버 한국어 프로그램을 공부한 학생들이 3학년밖에 안 됐는데도 한국어능력시험의 최고 등급인 5, 6급 합격자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과는 베트남에 위치한 하노이 대학 등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최근에는 한국어 교사들을 위한 사이버 교육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외국에는 동포를 가르치기 위한 한글학교 교사가 있고, 중국 등지에는 외국인을 가르치려는 한국어 교사들이 있다.

한국어 교육에 대한 해외 교사들의 갈증을 한국어교육 사이트가 풀어주고 있다. 한국어 교사 양성과정이나 사이버대학 한국어문화학과 등에는 해외의 한국어 교사들의 수강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일본·중국·뉴질랜드·쿠웨이트·타이완에서 수강생이 점점 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더욱 충실한 사이버 한국어 교육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 오기 어려운 재외동포나 외국인들에게는 온라인 한국어 교육이 단비와 같다. 한국에 오려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고, 한국어에 대한 흥미를 키워갈 수 있는 한국어 교육 사이트는 이제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온라인 한국어 교육은 부족한 면이 많다. 사이트의 차별성이 부족하고, 대상이 다양해진만큼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돼야 한다. 재외동포 청소년, 결혼 이민자를 위한 사이버 한국어 교육 사이트가 개발되고 있지만, 재외동포나 결혼 이민자의 언어권이나 단계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가 보완돼야 할 것이다.

한국어 숙달도의 단계도 초급뿐만 아니라 고급 단계에까지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유학생이나 재외동포를 위한 온라인 교육이라면 고급 또는 그 이상 단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사이버 한국어 교육이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 중의 하나는 양방향 한국어 교육이다. 단순히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묻고 대화하는 단계로 발전해야 하는 것이다. TV 등의 매체와 교류하여 다양한 영상자료를 준비할 필요도 있다.

 /조현용(경희대학교 교수, 한국어교육전공) iiejhy@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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