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러시아 `자원국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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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세계 경제의 핵심화두가 ‘중국’이었다면, 올해는 ‘원자재’다. 중국은 그동안 고속성장의 핵으로 신흥시장의 중심에 있었지만 올해 1월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자원 수출국으로 힘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100달러를 넘었고, 곡물이나 원자재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원자재 때문에 신흥국 증시가 울고 웃고 있다. 브릭스로 묶여 동반강세를 보이던 중국·인도 증시는 이제 브릭스로 묶기 어색할 정도로 수익률 측면에서 차별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브릭스 중 자원 수출국인 브라질·러시아 증시는 승승장구 하고 있는 반면에 자원 소비국인 중국·인도 증시는 지지부진한 양상이다. 대표적 자원 수출국인 페루·인도네시아·브라질·아르헨티나 등은 올 1월 저점 대비 각각 32%, 27%, 26%, 25%나 상승했다.

자원 수출국들의 강세는 증시에서 뿐만 아니라 통화가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크게 상승한 국가는 칠레(11.2%), 브라질(4.7%), 말레이시아(4.4%), 폐루(4.1%) 등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로 달러 약세가 증폭되자, 늘어난 유동성이 원자재 시장으로 유입된 결과”라면서 “이에 따라 자원 수출국 증시나 통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이 자원 수출국들이 강한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도 중국펀드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자원 수출국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추세다. 해외 투자 자금의 흐름에서도 이 같은 결과는 확연히 드러난다. 연초 이후 러시아·브라질 펀드는 유형별 펀드 수탁고 증감액 기준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러시아·브라질 주식펀드에 각각 1886억원, 1141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개별 국가에 투자하는 상품으로는 상당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10∼20% 투자하는 것은 좋지만 과도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충고했다. 장기적으로 상품시장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자원 수출국들의 통화 강세로 인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원자재를 중심으로 하는 상품시장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 위험도 높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이철희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우리나라의 해외투자가 중국에 너무 몰려 있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지금이라도 자원 수출국으로 비중을 가져가는 것이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투기자금이 상품시장에 몰리고 있어 단기적인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그 시점은 미국이 금리인하를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운 때”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상품시장 조정 시점을 빠르면 올 3∼4월, 늦으면 올 하반기로 내다봤다.

이형수기자@전자신문, goldl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