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셋톱박스 업종 대표주인 휴맥스가 고전하는 사이 토필드, 가온미디어 등 후발업체들이 휴맥스 턱밑까지 추격했다.
한때 30%가 넘는 영업이익으로 증시에 셋톱박스 열풍을 일으켰던 휴맥스는 신사업인 DTV에 진출하며 주춤하는 사이 외국인의 주식 비중이 줄고 주가도 하락세를 맞고 있다. 반면 토필드, 가온미디어 등 후발업체들이 영업이익 등 실적 면에서 선전을 펼쳤다.
단연 눈에 띄는 종목은 토필드로 휴맥스가 주춤하는 사이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역전을 일궈냈다. 1년전 지난해 2월 28일 2만350원이던 휴맥스의 주가는 실적부진으로 인해 1만1600원까지 떨어졌다. 같은기간 9830원으로 휴맥스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던 토필드의 주가는 2만원대까지 올라섰다. 시가총액 차이도 휴맥스가 3150억원, 토필드가 2710억원대로 크게 좁혀졌다.
실적, 성장성 등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 매매 패턴을 보이는 외국인도 휴맥스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3월 2일 기준으로 19.4%에 달했던 휴맥스의 외국인 비율은 계속 낮아져 2월말 현재 5%대에 머물고 있다. 같은 기간 토필드의 외국인 비율이 35%에서 26%로, 가온미디어가 26%에서 15%로 약 9∼11%포인트 낮아지긴 했지만, 휴맥스 같은 경우는 드물다.
외국인이 휴맥스 주식을 내다팔고 있는 이유는 실적과 성장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휴맥스는 매출이 7%가량 성장한 반면 영업이익률은 10%수준으로 뒷걸음질 쳤다.
반면 토필드는 2005년 64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1823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도 20%에 달했다.
미래가치인 성장성면에서도 증시전문가들은 후발주자인 토필드, 가온미디어 등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이나 매출 규모 등에서 휴맥스와 후발업체를 비교하는 것은 아직 무리지만 토필드가 PVR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가온미디어도 IPTV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휴맥스에 대해 중립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황성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력 분야인 셋톱박스에서 시장평균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7% 성장을 하고 있고, 고가의 하이엔드 제품인 PVR 비중이 낮아 이익률과 성장성 정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휴맥스에 대해 중립적인 의견을 밝혔다.
김강오 대신증권 연구원도 “휴맥스 증시에서 제자리를 찾기 위해선 고가·고수익 제품 비중을 늘리고 DTV 등에서 흑자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전자신문, 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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