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학을 찾아서]서울대 플라즈모닉스 창의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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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전기공학부 이병호 교수가 이끄는 플라즈모닉스(plasmonics) 창의연구단 연구실에서 학생연구원들이 플라즈몬 나노 광학과 3차원 디스플레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빛과 전자와의 사투.’

서울대 플라즈모닉스 창의연구실. 다소 생소한 이름의 이 곳에선 매일 세상에서 가장 빠른 빛과 IT의 기반이 되는 전자와의 사투가 벌어진다. 이병호 전기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플라즈모닉스(plasmonics) 창의연구단’은 플라즈몬파를 이용, 광전자 집적회로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플라즈몬이란 빛과 전자가 묶여 금속 표면을 따라 흐르는 전파를 말하는 것으로 이를 이용하면 현재 수준보다 수 백배 빠른 반도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플라즈몬 연구는 국내에서도 생소한 분야다. 이 교수가 플라즈몬 연구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 한국과학재단 창의 과제로 이 분야를 신청, 지원이 결정된 때부터. 이 교수는 “과거 주력 분야는 3차원 디스플레이지만 광학을 다룬다는 점에서 플라즈몬 연구도 기존 연구와 동떨어진 것은 아니다”며 “연구를 시작한 지 1년이 안됐지만 몇몇 분야에선 성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교수팀은 얼마 전 병렬 컴퓨터를 자체 구축, 정밀한 나노광학 해석을 통해 플라즈몬파를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는 빛으로 바꿔 줄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 금속면 위에 파장의 수배 떨어진 위치에서 파장보다 작은 초점 크기를 갖는 빛을 형성할 수 있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반도체 칩이나 집적회로에서 층간·칩간 신호 전송속도와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 신호 연결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걸음마 단계인 플라즈몬과는 달리 이전부터 시작한 ‘3차원 디스플레이’ 연구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 특히, 3D를 이용한 집적 영상의 경우 40인치 시스템 제작에 성공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분할 렌즈를 이용하는 집적영상(intergral imaging) 과 액정 광변조기들을 타일을 깔 듯 이어붙여 사용하는 실시간 컴퓨터 생성 홀로그래피 연구 등이 핵심이다.

성과만큼 외부 평가도 좋다. 회절광학· 나노광학·3차원 디스플레이·광통신 소자 등의 분야 논문은 국제 유명 학술대회에 초청 논문으로 발표될 정도. 연구소 출신들도 국내 대학뿐만 아니라 영국 사우스햄턴 대학과 미국 버클리대학·독일 베를린공대에 연구원 및 교수로 활동하는 등 관련 분야 곳곳에 퍼져 있다.

◇이병호 교수 인터뷰

 “올해 플라즈모닉스 연구에 힘을 쏟아부을 계획입니다. 특히, 기존 광학 관련 연구가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상호 보조를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병호 교수는 플라즈모닉스 연구가 매년 7억원 이상 9년간 총 63억원이 지원되는 큰 프로젝트인 만큼 올해 연구 역량을 이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플라즈모닉스 연구의 경우 국가 지원 프로젝트로 3년마다 평가를 받아 향후 진행 여부가 결정된다”며 “이 연구에 주력하기 위해 현재 기존 연구를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가 기존 연구를 완전히 접는 것은 아니다. 이전 홀로그래피 국가지정연구실 지정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프런티어 사업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두 연구 간 시너지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 그는 “플라즈모닉스에 광학 관련 연구가 큰 도움이 되는 만큼 광학 연구도 꾸준히 할 것”이라며 “함께 연구하는 17명의 연구원들이 워낙 열정이 있어 플라즈모닉스 분야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성현기자@전자신문, arg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