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지난 분기 예상외의 ‘깜짝 실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평판TV 판매 부진과 엔달러환율의 상승세를 고려해 영업이익 전망을 내려 잡았다.
소니는 작년 12월로 마감한 2007년 3분기 실적이 디지털카메라와 플레이스테이션(PS3)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순이익이 2200억엔(1조8000여억원)에 이르렀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25%나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매출은 2조8600억엔(25조3600여억원)으로 9.6% 늘었다. 이에 소니는 3월말로 끝나는 2007년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에 제시했던 것보다 3% 높인 3400억엔(2조1200여억원)으로 상향 수정했다.
이같은 실적 향상에는 PS3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출시 초기 부진한 모습을 떨어버리고 3분기에만 총 490만대가 팔려나갔다. 전년 동기보다 324만대가 늘어난 수치다. 가격을 내리고 양질의 타이틀이 공급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PS3 타이틀도 2600만개나 팔렸다.
PSP도 선전했다. 이 기간동안 PSP는 전년 동기보다 105만대 증가한 576만대가 팔렸다. 반면 구형 모델이 된 PS2는 판매가 감소해 540만대에 머물렀다.
소니는 이에 대해 “PS3의 원가구조와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있는데다 PSP 생산량의 증대가 전체 매출을 증가시켰다”고 분석했다. 반면 LCD TV ‘브라비아’는 삼성전자에 1위를 내주면서 자존심을 구긴데다 실적 부진으로 ‘문제아’가 됐다.
지난 1년간 평판TV 이익은 130억달러에서 40억달러로 내려 앉았다. 블룸버그는 소니의 최대 간판 사업이었던 가전산업 부문의 매출이 2002억엔에서 1665억엔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소니는 이에 대해 “북미시장에서의 실적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북미 평판TV시장에서 소니는 삼성전자·샤프와의 경쟁이 격화된데다 비지오 같은 신생 벤처한테도 역공을 당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어렵다는 것.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여파로 인한 수요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는데다 엔달러 환율이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면서 환차를 내세워 가격인하로 공략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니는 이를 반영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당초 4500억엔에서 4100억엔으로 낮췄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소니 2007년 3분기 매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