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업계, 영역 파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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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프린터 업체들이 업종과 시장을 넘나드는 변신을 시도하면서 업계에 영역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전까지 소비자들의 프린터 선택 기준은 가정용은 잉크젯, 기업용은 레이저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 불고 있는 영역파괴 바람으로 업체간 사활을 건 투자와 마케팅으로 시장 구분이 없는 무한경쟁체제로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는 무겁고 둔탁한 이미지인 기업용 레이저 프린터의 디자인을 혁신해 가정용으로 재탄생시켜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소형·초슬림 레이저 프린터 ‘스완(ML-1630)’과 각종 디자인상을 수상한 디지털 복합기 ‘로간(SCX-4500)’으로 ‘개인 책상에 올려 놓을 수 있는 레이저 프린터’라는 컨셉트를 성공적으로 런칭하면서 주력시장을 기업에서 가정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국내 레이저프린터 시장 1위, 세계시장 2위에 올라섰다.

 한국HP는 잉크젯프린터의 단점인 속도를 극복하며 기업용 시장을 공략하는 삼성전자와 정반대의 시도를 하고 있다. 레이저 프린터는 연속 출력속도가 빠르고 수천 장 이상의 대량인쇄에 적합한 데 반해, 잉크 프린터는 출력속도가 느린 것은 물론 장당 출력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한국HP가 기업용으로 앞세운 대표 제품은 ‘HP오피스젯’으로 레이저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잉크젯과 레이저의 장점만을 결합한 프린터를 출시, 기업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엡손코리아도 잉크젯프린터로 가정용 시장 공략에 주력해 오던 전략을 수정,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시장을 겨냥한 잉크젯 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대표적 제품이 스타일러스 ‘C110’으로 10만원대 초반의 가격에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 문서 출력이 잦은 기업에 적합하다. 이 회사 서치헌 부장은 “잉크젯의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 제품 성능을 향상시켜 기업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중소기업에는 비용 부담이 큰 레이저 프린터보다 기업용 잉크젯 프린터가 먹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