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학을 찾아서]연세대 기상모델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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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들이 날씨 수치 계산용 클러스터를 통해 나온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내일 비가 올 것 같기도 하고, 안 올 것 같기도 하고….”

기상 예보는 쉽지 않은 분야다. 나비 효과란 말이 있듯 조그만 변화가 태풍을 몰고 오기도 한다. ‘기상 예보’를 연구한다는 것은 자연을 학습한다는 것과 동일어로 통한다. 그래서 기상 연구는 날씨 측정뿐만 아니라 수치 모델 등 다양한 분석틀이 동원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기상 예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시도가 한창이다. 이 연구의 중심엔 연세대 ‘기상모델연구실(LAMOR Laboratory for Atmospheric Model Research)’이 있다.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중규모 기상학과 대기 모델링이 전공인 이태영 교수(대기과학과)가 이끄는 기상모델연구실은 수치예보 모델과 차세대 대기질 모형에 집중해 연구 중이다.

이 연구소의 목표는 한 단계 앞선 수치예보 모델(UM)을 만드는 것. 이를 이용, 미래의 대기 정보를 예측하고 대기오염물질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환경모형을 만들고 있다. 수치예보 모델의 경우 대기학 선진국인 영국·미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상모델연구실은 수치예보 모형과 대기환경 모형인 차세대 대기질 모형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데 인정받아 국가지정연구실이 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3년간 집중 개발해 현재 상용화 단계에 이른 ‘차세대 대기질 모형’은 세계적으로도 몇 안 되는 선진적인 모델로 불린다. 지난 1991년부터 2000년까지 개발한 1세대 모델인 ‘산성비 모형’보다 한 단계 더 진화했다는 평가. 이태영 교수는 “원래는 차세대 수치모형 개발에 주력해 왔으나 대기의 문제에 환경이 빠질 수 없다고 봐서 대기오염과 대기오염물질의 이동에 주목한 것”이라며 “대기에 관한 모든 연구는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기상모델연구실의 구성원은 석·박사 포함해 모두 10여 명 정도. 이 교수가 추구하는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 탓에 화기애애하다. 석·박사 졸업 후 상당수는 유학을 가거나 박사후연구원(Post Doctor)으로 일한다. 기상청과 기상연구소에 취업한 동문도 많다. 이태영 교수는 “점점 대기와 대기오염 등에 대한 관심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기상학·대기과학은 더 할 역할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이태영 교수

 “최근 한국에서도 국지성 강우가 빈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중호우 예보시스템에 향후 연구를 집중할 계획입니다.”

87년 연세대에 부임해 20여 년 동안 대기과학과를 이끌어온 이태영 교수. 그는 기상모델연구실의 다음 행보를 묻는 질문에 향후 집중호우 연구·분석에 우선 순위를 두겠다며 물론 수치예보와 차세대 대기질 모형 등 앞선 두 개의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실적으로 수치 모사를 하기 위한 차세대 수치예보 모형이나 차세대 대기질 모형 연구 모두 꽤 성과를 거뒀다”며 “개발 완료 단계인 차세대 대기질 모형은 일부 미국 대기과학 연구소와 협력 시도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영역 확대는 올해 이 교수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 이를 위해 그는 매일 ‘도전적 사고’를 학생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그는 “차근차근 수치예보 모형과 환경모형 그리고 집중호우까지 연구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이런 도전·혁신적 연구는 바로 사고의 자유로움에서 나오며 이는 발전을 위한 최대의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성현기자@전자신문, arg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