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난해 전 세계 LCD용 유리기판의 ‘블랙홀’이었다. 대형 평판TV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6세대 이상 TV용 패널 라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수요를 흡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리기판 생산량은 일본이 가장 많아 LCD 시장 활황에 따른 특수를 누렸다. 올해엔 대만이 우리나라 자리를 대신할 전망이다.
20일 시장조사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LCD 유리기판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면적 기준으로 40.7%의 점유율로 대만을 근소한 차이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평판TV가 빠르게 보급·확산되면서 6세대 이상 TV용 패널 시장을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 국내 업체가 주도한 덕분이다.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면적 기준 유리기판 시장수요에서 7세대 라인은 전년보다 배 이상 늘어난 3530만㎡를, 8세대 라인은 13배 가까이 급증한 790만㎡를 각각 기록하며 성장률을 주도했다.
LCD 유리기판 생산량은 전통적인 강국인 일본이 독보적인 아성을 굳혔다. 일본은 지난해 전 세계 유리기판 생산량 1억1970만㎡ 가운데 4490만㎡로 37.5%를 차지했다. 올해는 38.2%까지 점유율을 늘릴 전망이다.
우리나라 생산량은 3950만㎡로 일본에 이어 2위였으며 대만은 3710만㎡였다.
유리기판 업체로는 코닝이 전 세계 시장의 과반수를 넘기며 석권한 가운데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우리 시장을 사실상 독식했다. 한때 국내 유리기판 시장 점유율을 90%까지 차지하기도 했던 이 회사는 경쟁사의 시장진입으로 인해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지난해에도 70% 안팎의 점유율을 지킨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코닝정밀유리 관계자는 “6·7세대 유리기판에 이어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8세대 라인의 유리기판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지난해 전 세계 유리기판 생산량에서 점유율 28% 안팎을 차지, 단일 회사로는 최고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최근 8세대 이상 초대형 유리기판 생산을 위해 탕정 제2 공장을 가동했다. 지난해에 비해 양산능력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편, LCD 패널 시장에서 우리나라를 바짝 추격하는 대만은 올해 우리나라를 제치고 가장 많은 수요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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