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신년특집]미래를 이끌로 싶다면?

  ‘리더십·협상력·글로벌마인드가 세계적 기업을 만들고 이끈다.’

삼성,LG,SK 등 한국을 대표하는 3대 그룹은 기업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육성의 화두로 이 3가지를 꼽고 있다. 각사는 인재를 찾기도 하고 육성하기도 하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이같은 요건에 맞는 젊은 인재를 중시한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이는 세계적 명성의 인사컨설팅회사인 왓슨와이어트가 지난해 10월 4000여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조사결과 응답 기업의 75%가 기업 활동의 가장 우선순위를 ‘인재확보’에 두고 있었다. 기업의 창의력과 발전의 동인이 바로 사람에 있음을 그대로 반영한 대목이다. 인재의 중요성은 이어지는 조사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의 62%는 인재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새로운 인재를 찾기도 어렵다’고 결론내고 있다. 소위 명문 대학을 나와도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다르다는 말이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21세기 우리 경제를 이끌어나갈 신(新)인재 육성과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일류인재가 신인재다=일찍부터 인재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삼성은 신인재 확보 및 육성에 어느 기업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의 신인재 육성의 키워드는 ‘일류 인재’다.

지난 94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좋은 인재 한명은 10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말하면서 시작한 삼성의 ‘S급 인재’ 전략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윤종용 부회장 등 각 계열사 사장이 S급 인재의 멘토를 맡아 철저하게 관리해 왔고 해외 인재 확보도 외국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성과를 냈다.

이제 삼성은 S급 인재뿐 아니라 모든 임직원을 일류 인재로 키워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삼성의 일류 인재 육성을 위한 핵심은 사내 교육 프로그램이다.

삼성의 주력 기업인 삼성전자는 3개의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먼저 ‘리더십개발센터’를 두고 임원에서 신입사원에 이르기까지 리더십과 혁신역량을 키우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음으로 ‘첨단기술연구소’를 들 수 있다. 이 연구소는 해외 유력 대학과 협력해 기술 인력들에게 첨단 기술을 전달하는 통로다. 세 번째는 ‘글로벌마케팅연구소’다. 이곳은 사내 모든 마케팅 인력들에게 마케팅 노하우와 상황 대처능력을 전수한다.

◇신인재는 협상 전략가=LG는 최근 협상 전략을 신인재 육성의 화두로 삼고 있다. 한미FTA 협상 마무리와 함께 개방과 경쟁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를 잡으면서 기업에서도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협상스킬이나 전략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LG는 임원을 대상으로 ‘협상 전략’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교육은 △전략적 사고 △전략적 마케팅 △신사업 전략 △리더십 개발 △코칭 스킬 △협상 전략 등 총 9개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임원은 이 가운데 매년 1개 이상의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정재영 LG인화원 임원교육그룹 차장은 “협상은 내부 조직원간의 협의에서부터 기업간의 전략적 제휴에 이르기까지 기업 활동 곳곳에 내재되어 있다”며 “협상교육을 통해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사업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전략적 협상능력과 사고의 틀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는 또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교육으로도 협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작년 700여명의 임직원이 수강한 데 이어 올해는 인원이 작년보다 30% 가까이 늘어났다. LG 계열사 중 LG화학은 임직원 중 핵심인재를 선발 ‘비즈니스 미팅’이나 ‘협상’의 과정으로 구성된 7박 8일의 영어 합숙을 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신인재 경쟁력은 글로벌 경쟁력=SK의 인재관은 ‘인내사(人乃社)’이다. 기업의 모든 프로세스가 사람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사람은 기업의 일부이자 곧 전부’라는 뜻이다. 이렇듯 인재를 중시하는 SK는 신인재 육성의 키워드를 글로벌 경쟁력에서 찾는다.

SK는 15년 전부터 차장 이상 임원을 대상으로 미니 MBA 프로그램이인 ‘선더버드’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40여명의 관리자가 이 과정을 수료, 글로벌 리더로 성장한다.

SK는 또 작년부터 ‘글로벌 상비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종의 현지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인데 첫 번째 타깃 시장인 중국에 300명에 가까운 임직원을 파견, 중국 현지 시장과 문화를 익히도록 만들고 있다.

SK는 해외사업은 물론 국내에서 일하는 인력도 외국인을 마다하지 않는다. SK 내 중국 임력은 이미 3500명을 넘어섰으며 IT 강국인 인도 인력을 SK C&C 핵심 분야에 채용하는 사례도 나왔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