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야심작 '펠티어 냉장고' 글로벌 판매 돌입

삼성전자가 반도체 소자 기술을 이용해 냉매없이 냉각하는 펠티어(열전반도체) 기반 하이브리드 냉장고를 글로벌 시장에 본격 판매한다. 지난해 펠티어 소자 기반 하이브리드 냉각 기술 강점을 알린 데 이어 CES 2025를 기점으로 새해 미국·유럽 등에서 공식 판매를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CES 2025에서 펠티어 소자를 적용한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를 전면에 내세우고 글로벌 판매 신호탄을 쏜다.

지난해 국내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1만대 판매를 넘어서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본격적 글로벌 판매에 앞서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초기 반응을 살피며 기술 완성도를 높였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에너지스타 최고효율 인증(ENERGY STAR Most Efficient)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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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가 지난 4월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렸다. 모델이 AI로 전력 사용량을 최적화해주는 냉장고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를 소개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는 인공지능(AI) 기반 인버터 컴프레서와 펠티어 소자로 냉각하는 신기술 기반 냉장고다.

평소 물건을 넣고 꺼낼 때는 AI 인버터 컴프레서만 동작한다. 날씨가 더워지거나 뜨거운 음식 혹은 갑자기 많은 식료품을 넣는 등 냉장고 사용량이 많아지면 컴프레서와 펠티어 소자가 동시에 작동해 빠르게 냉각하면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인다.

마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함께 작동시켜 연료 소모를 줄이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펠티어 소자는 그동안 소형 냉장고나 와인 냉장고, 정수기 등 일부 소형 가전에만 적용됐다. 서로 다른 두 반도체에 전류를 흘렸을 때 한쪽 면은 열을 흡수하고 반대편에서 열을 방출하는 현상을 냉각에 이용한다. 냉각 면적이 커지면 발열이 발생하는 현상 때문에 대형 가전에는 적용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펠티어 소자 기술의 단점으로 지적돼온 발열 문제를 개선해 대형 가전에서도 에너지 효율을 발휘할 수 있게끔 개발했다. 900ℓ(리터) 대형 가전에 펠티어를 적용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의 AI 기반 에너지 절약 기능과 펠티어 소자 기반으로 실사용 에너지 소비량을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펠티어 기술을 다른 가전에 확대·적용하는 방안도 연구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성균관대·포항공과대·연세대·국립공주대 등과 고효율 펠티어 냉각 연구 컨소시엄을 발족하고 컴프레서를 완전히 대체하는 수준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친환경 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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