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신년특집]구글 이미지를 판다

 세계적인 검색기술 기업 구글의 로고를 디자인하는 한국인 황정목씨(데니스황).

그는 본업이 구글사이트의 구축 및 운영에 대한 기술적 책임을 지고 새로운 웹 기술을 적용을 담당하는 웹마스터지만 틈틈이 의미 있는 기념일마다 그에 맞는 독특한 구글 로고를 디자인하는 로고 디자이너기도 하다. 그가 독특한 로고를 디자인할 수 있었던 것은 시간적·정신적 여유를 주는 구글만의 독특한 기업문화 때문이었다.

 “구글은 업무 시간의 20%를 자기계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 시간에 직원들은 바쁜 업무를 벗어나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기도 하고 자신의 업무는 아니지만 관심 있는 동료의 업무을 익히거나 다른 일을 하는 것이죠. 검색 벤처기업의 특성상 직원들이 창의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황씨의 말이다.

실제로 구글은 타 부서의 업무에 관심을 지닌 직원의 아이디어를 채용, 새로운 서비스로 개발하는 사례가 많다. 부서 간 성과 경쟁보다는 서로가 서로에게 충고를 해주는 창의적인 문화인 것이다. 수평적인 조직과 자유로운 업무시간도 구글만의 독특한 기업문화다. 구글은 업무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출퇴근이 자유롭다.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자신이 맡은 업무를 정해진 시간 내에 하면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를 방문했을 때도 사무실에 앉아 있는 직원은 많지 않았다. 카페테리아에서 스낵을 먹으며 책 읽는 직원, 자전거를 타며 이른바 ‘구글플렉스’를 도는 직원,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직원 등 그들의 자유분방함은 이방인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업무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구글플렉스에서 만난 한 직원은 “내가 맡은 업무를 정해진 시간 안에 팀장에게 보고하면 된다”며 “자유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업무 강도는 다른 IT기업과 별반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개인적인 시간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일을 하는 시간에만 집중해서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재량껏 사용하는 것이 구글의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구글만의 독특한 직원 채용방식도 수평적이다. 임원 면접에서 채용이 결정되더라도 동료들이 반대하면 채용이 어려워지는 구조다. 함께 일하게 될 동료 면접을 통해 조직에 잘 융화될 수 있을지를 점검하는 구글만의 독특한 기업문화다. 코카콜라가 이미지를 팔았듯이 구글도 이제는 ‘구글어스’ ‘안드로이드(구글이 주도하는 휴대폰 오픈플랫폼)’ 등으로 대변되는 이미지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자리 매김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