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신년특집]신수종 태양광 현황과 전략

 일본의 샤프, 독일의 큐셀, 중국의 선텍 등은 이미 태양광산업에서 엎치락 뒤치락 1∼3위를 차지하며 점유율 30%로 앞서 달리고 있다. 국내 산업은 지금까지 수년간 연구개발(R&D)에만 집중해 왔을 뿐 아직 세계시장에선 걸음마도 못 뗀 상태다. 한국은 개별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차원에서도 생산규모가 일본·독일·미국 등 선진국과 중국·대만·인도 등 비슷하게 출발한 경쟁국에 비해서도 한참은 뒤처져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 대기업을 중심으로 태양광 관련 투자와 사업 의지가 본격적으로 표출되면서 국내산업 활성화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LG 등 대기업들이 모두 큰 줄기의 사업방향은 확정한 상태에서 세부 전략을 구상 중이고 동양제철화학·현대중공업·KCC·한국철강·웅진홀딩스 등이 속속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전 세계 태양광시장에서 삼성전자와 동양제철화학은 각각 전지(셀)와 소재 분야에서 누구도 무시 못할 ‘다크호스’로 꼽힌다. LG그룹은 자회사인 LG솔라셀을 설립, 태양광 발전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명실상부한 세계 1위의 실리콘 반도체와 LCD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독일·미국 등 주요 경쟁국 업체들이 길게는 10년 이상 앞서 태양광 전지 개발에 뛰어들었음에도 삼성전자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태양광전지를 6대 신수종사업으로 채택한 삼성전자는 상반기 내에 결정질 실리콘 전지와 박막 태양광 전지 양쪽 모두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총괄이 실리콘전지를, LCD총괄이 박막전지를 각각 맡아 일부 경쟁은 하면서도 전체적인 사업 균형을 맞춰갈 것으로 보인다. 초기 발전 효율이 높고 수요가 풍부한 실리콘전지 쪽에 무게를 싣다가 점차적으로 자체 기술을 개발해 박막 전지의 가격 대비 발전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연간 5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 능력을 갖춘 동양제철화학은 7000억원을 쏟아부어 오는 2009년까지 연 1만톤 가량을 추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업계에서는 “동양제철화학만이 거의 유일하게 한국 내에서 제대로된 폴리실리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무리 일라도 오는 2010년까지는 전 세계 폴리실리콘의 공급 부족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서 동양제철화학으로선 제때 발을 들여 놓은 셈이다. 동양제철화학의 폴리실리콘 증산이 본격화되면 국내 태양광시장에서 토종 폴리실리콘과 외산 폴리실리콘의 점유권 전쟁도 더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LG는 LG화학·LPL 등 계열사와 LG솔라셀을 그물망처럼 엮어 소재부터 태양광전지·장비·발전소에 이르는 일괄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업계의 기술 및 시장경쟁과 함께 국가차원에서는 결정질 태양광전지와 박막 태양광전지로 구분되는 산업 분야에서 양쪽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큰 줄기의 전략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료 의존성이 강하지만 발전 효율이 탁월한 결정질 실리콘 전지분야는 초기 국내시장을 확대하는 데 적극 활용해야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국내시장 기반을 바탕으로 성장 탄력기에 들어섰을 때에는 한국의 우수한 반도체·LCD 생산라인을 활용한 박막 태양전지가 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꼼꼼히 시장 및 수요 설계를 할 필요가 있다. 김동환 산업자원부 태양광사업단장은 “선도 원천기술 확보 전략이 민간투자 활성화와 맞아떨어지면서 국내 태양광산업도 성장의 호기를 맞고 있다”며 “오는 2012년까지 1.3GW 보급과 원천기술로부터 나오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3위권 진입을 노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