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영환경이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구개발(R&D) 투자를 향한 우리 기업의 의지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4일 국내 R&D 투자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08년도 R&D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54개사가 투자규모를 올해보다 늘리겠다고 답했다. 54개사 중 10% 이상 확대하겠다고 답한 곳도 21개사에 달했다. 반면에 투자규모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곳은 7개사에 그쳤으며 39개사는 올해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R&D 투자가 미래 성장의 발판임을 감안하며 바람직한 일이다.
사실 내년 경영환경은 국내외적으로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시계제로 상태다. 계속 치솟고 있는 유가가 어디까지 갈지 모르며 수출 경쟁력을 갉아먹는 환율 하락도 어디가 바닥인지 예측하기 힘들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마저 오름세에 있어 우리 기업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국내 정국도 내년 4월 총선이 예정돼 있는 등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도 주요 기업이 내년 R&D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은 그만큼 R&D가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열쇠기 때문이다. 또 투자 상위 기업이 대부분 대기업으로 어느 정도 국내외 충격에 견딜 수 있는 내성을 가지고 있는 점도 이들이 내년 R&D 투자를 줄이지 않는 한 원인일 것이다. R&D 투자 확대와 함께 인력 채용도 늘어날 것으로 조사돼 고무적이다. 조사 기업 중 절반 가까운 48곳이 올해보다 채용규모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특히 투자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핵심인력 확보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우수기업일수록 R&D 투자와 인재 확보에 적극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소비자 기호는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험한 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R&D를 통한 차별화된 기술력과 혁신적 제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 세계적 기업과 비교하면 우리 기업의 R&D 투자는 부족한 면이 많다. 유럽연합(EU)이 최근 발표한 ‘2007년 기업 R&D투자 스코어보드’를 봐도 우리나라 주요 기업의 순위는 대부분 하락했다. 산기협 조사에서도 응답기업의 41%가 기업규모와 성장 잠재력을 고려할 때 R&D 투자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불투명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요 기업이 R&D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한만큼 이제 정부도 조세 지원 등으로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정부의 조세지원이 부족한 형편이다. 일례로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R&D 관련 세액공제 범위를 당해 연도 총투자액의 10∼15%로 정하고 있지만 우리는 기준이 보다 엄격해 매출액 대비 일정비율 이상을 투자하더라도 기준에 못 미치면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R&D 조세지원 제도의 일몰 시한을 2009년 말까지 정한 것도 선진국처럼 영구 지원으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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