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과 보석으로 수놓아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줬던 인테리어 가전제품들이 내년에는 패션계의 새 아이콘으로 등장한 미니멀리즘의 옷을 입는다.
28일 업게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내년 전략상품에 채택한 디자인을 한결같이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을 표방했다.
기능 버튼은 물론, 불필요한 악세서리 등 군더더기를 없애고 고급 이미지를 줄 수 있도록 광택이 나는 블랙 하이그로시를 채택해 심미성을 더하고 있다. 프라다폰·아이폰 등으로 이어져 온 퍼스널기기들의 미니멀리즘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년 1월 CES 2008에 출품할 제품에도 이같은 트렌드는 잘 나타나 있다. 무선으로 음악을 전송할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가 대표적 사례다. 강판을 둥글게 말아놓아 원통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전면에는 전원을 켜고 끄는 버튼과 볼륨 조절 버튼 등을 단순화시킨 아이콘을 배치했다. 프린터와 복합기도 마찬가지로 외관상으로는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를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단순함을 추구했다. 보르도 LCD TV, 홈시어터 등과도 디자인 궤를 같이 한다.
LG전자 역시 미니멀리즘에 동참했다. 브로드웨이 LCD TV를 비롯해 와인 홈시어터, 2세대 슈퍼멀티블루플레이어 등 전략 상품의 디자인을 단순화시키고 고급스런 블랙을 입혔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완 LCD 모니터도 받침대 부분을 원통화시킨 단순함에서 인기를 끌었고 내년에 내놓을 차기 제품에도 유사한 디자인을 채택하기로 했다.
그러나 가전업계는 “아직 비밀병기를 다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CES 혁신상 수상에서도 주최측인 전미가전협회(CEA)와 협의하에 핵심 제품의 디자인을 비공개에 붙였기 때문이다. 공개되지 않은 제품들은 주로 생활가전쪽 라인업. 그동안 백색의 제품에 컬러를 입히고 꽃과 보석으로 수놓아 ‘작품’ 반열에 올려놓았던 것을 새롭게 대체할 디자인을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하상림 화백의 꽃이나 스와로브스키 보석 등을 채택했던 프리미엄 생활가전 디자인을 또 다른 방식으로 고급스러움을 표현할 계획”이라면서 “내년초 에어컨에 먼저 적용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앙드레김 디자인을 대체할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겠다”면서 “정보가전쪽 미니멀리즘과도 상충되지 않는 단순하면서도 화려한 디자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etnews.coc.kr
미니멀리즘=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에술과 문화적인 흐름.